박삼구 회장, 인수조달 자금 밑그림 윤곽..효성·코오롱, 백기사

by정태선 기자
2015.10.28 11:09:11

박삼구 회장, 전략적 투자자 확보
블록딜 등으로 '실탄' 1500억 마련
SPC '금호기업'으로 그룹 지배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 박삼구 금호아시나 그룹 회장이 7228억원의 금호산업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금호산업 및 금호타이어의 지분 블록딜에 나섰다. 이례적으로 할인율 없이 진행하는 블록딜에 효성(004800), 코오롱 등 대기업과 함께 동부화재 등 다수의 보험사가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과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전날 장 마감 이후 금호타이어 보유 지분 8.1%와 금호산업 지분 9.9%에 대한 블록세일에 나섰다. 이어 블록 세일 결과 금호타이어 지분 3.74%, 금호산업 지분 5.45% 등 총 761억원 규모 지분이 팔렸다. 나머지 지분을 전략적 투자자(SI)에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삼구 회장과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부자의 지분 매각에 전략적 우군으로 등장한 기업은 효성과 코오롱(002020). 두 회사는 금호타이어의 타이어코드 납품하고 있는 회사로 박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할 전망이다.

효성과 코오롱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백기사로 것은 주력 생산품인 타이어코드 납품처인 금호타이어와의 전략적 관계를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효성과 코오롱은 박 회장의 백기사로 나선 전례가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2008년 대한통운(현 CJ대한통운)을 인수할 당시 효성과 코오롱은 롯데 대상 고려강선 등과 함께 금호그룹컨소시엄에 참여했다. 박 회장은 이번에도 대한통운 인수 때 손을 잡았던 기업들에 투자 여부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효성과 코오롱을 필두로 다수의 대기업·중견기업을 우군으로 확보해 연내 금호산업 경영권(50%+1주)을 인수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손해보험을 담당하고 있는 동부화재도 아시아나항공과의 전략적 관계를 다지기 위해 블록딜의 참여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다수의 보험사가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건의 블록딜이 모두 성사되면 박 회장 측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매각 대금으로 각각 601억원, 940억원을 확보한다. 모두 1541억원 수준이다.

한편 박 회장은 금호산업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총 7228억원의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박 회장의 금호산업 인수는 특수목적회사(SPC)를 세우고, SPC가 금호산업의 경영권(50%+1주)를 인수하는 구조로 진행하고 있다. 박 회장은 SPC에 4200억원을 투자해 경영권을 확보하고 나머지는 3000억원 가량은 금융권에서 조달할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지분 매각을 성사하면 박 회장은 SPC 경영권 확보를 위한 4200억원 중 37%가량을 조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