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새책]탄광촌에서 꿈꾸던 소년, 로켓을 쏘아올리다

by김혜미 기자
2012.09.28 16:51:58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탄광은 아버지 삶이지 제 삶이 아니예요. 다신 내려가지 않을 거예요. 저는 우주로 가고싶어요”

영화 ‘옥토버 스카이’의 주인공 호머 히컴의 이 대사를 듣고 가슴이 벅차오르지 않은 사람이 있었을까. 어린 청소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것은 물론이고, 이런저런 이유로 어릴 적 꿈을 이루지 못하고 현실에 적응하고 살던 성인들에게는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는 한편 다시 한번 도전해보자는 생각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옥토버 스카이의 원작 ‘로켓보이(Rocket Boys)’는 실제 주인공 히컴의 목소리를 통해 감동과 희망의 시간을 되살려낸다. 실화는 때로 소설보다 더 극적이기에 감동의 무게를 더하곤 한다.

1950년대 후반 웨스트버지니아의 탄광촌 콜우드에서 자라난 주인공 히컴은 로켓 제작의 꿈을 키우지만 갖은 어려움에 맞닥뜨리게 된다. 탄광에서 평생을 보낸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의 뒤를 이어 광산 엔지니어가 되길 바랐고, 그의 꿈을 인정해주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로켓 발사시험 때문에 산불이 났다는 소문이 나면서 연구는 더 어려워진다.

그러나 그에겐 좌절하지 않는 굳은 의지가 있었고, 용기를 북돋워주고 지지해주는 어머니와 라일리 선생님이 있었다. 아버지에 이어 아들마저 탄광에서 인생을 보낼 수 없다고 생각한 어머니는 히컴이 좌절할 때마다 격려해주었고, 숨은 조력자가 돼 주었다. 라일리 선생님 역시 그에게 할 수 있다는 용기와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꿈을 버리지 않은 히컴은 결국 모든 난관을 이겨내고 전국과학경진대회에서 로켓 추진체 부문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그 덕에 시골 탄광촌에서 꿈꾸던 소년은 버지니아 공대를 졸업하고 17년간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로켓 설계와 우주비행사 훈련을 담당했다.

히컴의 이야기는 오늘날 꿈을 잃고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용기, 희망을 안겨준다. 실제로 영화 옥토버 스카이를 보고 감명을 받은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1년 중 단 하루만 재능을 나누자는 내용의 ‘10월의 하늘’이란 프로젝트를 만들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2010년부터 수십명의 과학자들이 강연에 나섰고, 강연을 들은 초·중학생은 5000명을 넘어섰다. ‘10월의 하늘’은 올해 10월27일 오후 2시에도 전국 도서관에서 동시에 열린다.

저자 호머 히컴은 1998년 NASA에서 은퇴한 뒤 로켓보이를 비롯, ‘더 콜우드 웨이’, ‘스카이 오브 스톤’ 등의 저서를 출간했다. 현재는 앨라배마에서 아내와 함께 살고 있다.

옮긴이 송제훈은 한양대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 원묵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아버지의 손’과 ‘내 이름은 이레네’, ‘러셀 베이커 자서전 : 성장’, ‘센스 앤 센서빌리티’, ‘오프라 윈프리의 특별한 지혜’ 등 다수의 책을 번역했다.

연암서가/호머 히컴 지음·송제훈 옮김/496쪽/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