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銀 인수 체제로..남은 과제는

by이현정 기자
2012.01.27 16:09:01

내달 3일까지 인수대금 3조9000억 지급..세금 3500억 원청징수
하나금융 후계구도 가시화..김 회장 연임 유력 속 용퇴 가능성도

[이데일리 이현정 기자] 하나금융지주(086790)가 1년3개월여간 공을 들인 끝에 외환은행 인수를 확정지었다.

하나금융은 27일 금융위원회가 외환은행(004940)의 자회사 편입을 승인함에 따라 내주까지 인수작업을 모두 완료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우선 5영업일 안에 론스타에 인수대금을 치러야 한다. 하나금융은 내달 3일까지 론스타가 보유하고 있는 외환은행 지분 51.02%(3억2904만주)에 대한 인수대금으로 3조9156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론스타는 이중 원청징수되는 세금 3522억원을 제외한 3조5634억원을 매각대금으로 받게 된다.

하나금융은 최근 하나대투증권 등 10여개 자산운용회사에 맡긴 2조원 규모의 머니마켓펀드(MMF)에 대한 환매를 요청해 인수대금 지급준비를 끝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나금융이 인수대금을 지불하고 외환은행 주주명부 변경을 통해 최대주주가 론스타에서 하나금융으로 바뀌었음을 공시하게 되면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행정적 절차는 모두 마무리된다.

이후 하나금융은 대주주로서 외환은행 이사회를 개최해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할 방침이다. 차기 외환은행장은 예정대로 윤용로 하나금융 부회장이, 신임 사외이사에는 오세종 전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과 정광선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천진석 전 하나증권 대표, 홍은주 전 iMBC 대표, 하용이 전 한국은행 홍콩 사무소장 등이 선임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당초 밝힌 대로 당장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합치지 않고 두 은행 체제를 유지하면서 통합시너지 창출에 주력할 방침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간 중복 점포가 30~40여개에 불과한 만큼 인력 구조조정도 최소화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아울러 외환은행 2대 주주인 수출입은행이 보유중인 외환은행 지분 6.25%(4031만4387주)도 추가로 매입해야 한다. 수출입은행이 지난해 이사회에서 외환은행 보유지분 전량에 대해 태그얼롱(동반매도권) 행사를 결정한 바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외환은행 인수가 승인된 만큼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까지 가급적 빨리 사들일 계획"이라며 "론스타 지분 인수대금이 4794억원 더 늘어나지만 자금조달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외환은행 인수가 마무리되면서 하나금융의 후계구도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외환은행 인수를 확정지으면서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의 연임이 유력시된다. 김 회장은 1년정도 회장을 유임하면서 외환은행과의 통합작업과 시너지 창출을 주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아울러 이 기간중 김 회장 사퇴 후 후계구도 정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일각에선 김 회장의 사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김 회장이 그 동안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만큼 외환은행 인수를 끝으로 용퇴를 선택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윤용로 하나금융 부회장과 김정태 하나은행장 등이 김 회장의 뒤를 이을 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나금융은 내달 9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김 회장의 연임 여부를 비롯한 후계구도 논의를 어느정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