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진섭 기자
2011.03.04 15:00:52
[이데일리 윤진섭 기자] 기아자동차가 정부를 상대로 변상금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번 소송은 대기업과 정부가 법정에서 맞선다는 점에서 주목될 뿐 아니라, 향후 국유지 무단 사용 판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됩니다. 윤진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아차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율촌은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행정법원에 국유지 수탁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를 상대로, 변상금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캠코도 소송이 제기됨에 따라 법무법인 세종을 대리인으로 소송에 대응키로 했습니다.
통상 국유지 무단 사용과 관련한 변상금 규모는 수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변상금 145억원 취소소송을 역대 최고액이란 게 관가의 설명입니다.
특히 이번 소송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과 정부가 법정에서 변상금 부과가 정당하냐를 두고 다툰다는 점에서 재계와 관가의 주목을 끌고 있으며, 국유지 무단 사용 논란에 휩싸여 있는 기업이나 개인에게 미칠 파장도 크다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됩니다.
정부와 대기업이 법정 소송을 벌이는 데는 기아차 화성 주행시험장 내 국유지 때문입니다. 현재 공시지가로 약 540억원 가량이 이 땅은 과거 기아차가 주변 땅을 매입해 주행시험장 용도로 사용하면서 현재는 쓸모없는 맹지가 된 상태입니다.
국유재산을 총괄하는 재정부는 기아차가 주행시험장을 만들면서 결국 국유지가 쓸모 없는 땅이 됐다며, 사실상 기아차가 이를 점유했기 때문에 책임을 지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초기에는 정부가 기아차에 땅 매입을 권유했으나, 기아차가 이를 거부했습니다. 결국 정부는 지난해 말 무단 사용에 대한 변상금 145억원을 부과했고, 기아차는 연체 이자 등을 우려해 일단 변상금을 납부한 뒤, 법정 시비를 가려달라고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기아차는 그동안 정부가 땅을 방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아차는 땅을 사용하지 않았던 만큼 변상금 부과는 부당하다는 점을 소장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일단 양측은 소송 대리인을 통해 사전 자료를 법원에 제출하고, 행정법원은 이를 검토한 뒤 법정 심리일을 정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변상금규모가 워낙 크고, 양쪽 의견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어, 변상금 취소 여부는 대법원에서나 가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데일리 윤진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