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온혜선 기자
2009.11.23 16:51:22
자베즈파트너즈 "중동지역 수주에 도움"
TR아메리카 "중동·아시아 진출에 활용"
[이데일리 온혜선기자] 대우건설(047040)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자베즈(Javez) 파트너즈와 TR아메리카가 선정되면서 대우건설은 국내 대형 건설사로는 최초로 외국계 자본을 주인으로 맞이하게 됐다.
자베즈 파트너즈는 아부다비투자공사(ADIC)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번 인수전에 참여했다. 대우건설을 중동지역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 등에 활용하겠다고 밝힌 만큼 추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TR아메리카 컨소시엄에는 미국의 티시맨 컨스트럭션(Tishman Construction)과 중동국부펀드가 참여했다. TR아메리카는 북미는 물론 중동과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이 검증된 대우건설 인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먹튀` 우려도 있다. 이들 컨소시엄이 전략적투자자보다는 재무적투자자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의 기술과 자산만 축내고 빠져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자베즈파트너즈와 손잡은 ADIC가 대우건설 경영에 실질적으로 참여한다는 전제 하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특히 ADIC가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플랜트 분야에서 대우건설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경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컨소시엄은 건축, 토목, 플랜트 등 건설분야에서 종합적인 능력을 보유한 대우건설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지역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실적을 견인해 왔다. 지난 10월말 기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는 413억달러를 넘어섰고 이중 72.6%가 중동지역에 몰려 있다
대우건설은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상대적으로 중동 시장에서 약세를 보여왔다. 만일 ADIC 등 중동자본이 투자하거나 발주하는 공사 중 일부 사업을 대우건설이 맡을 경우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ADIC가 공사 규모가 큰 국가기간사업과 직결되는 자산에 주로 투자해 왔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ADIC는 중동지역의 원전 건설이나 이라크 재건 작업에 참여할 수 있는 건설사로 대우건설을 점찍고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TR아메리카 컨소시엄의 주요 투자자는 미국계 건설회사인 티시맨 컨스트럭션(Tishman Construction)이다. 지난 10월 미국의 `Crain’s New York Business`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08년도 기준으로 뉴욕에서 매출액 1위를 기록한 기업이다.
티시맨 컨스트럭션은 건축분야에서 탄탄한 입지를 자랑한다. 월드 트레이드 센터(One World Trade Center), 뱅크 오브 아메리카 타워(Bank of America Tower), 인터콘티넨탈 뉴욕 타임즈 스퀘어 등을 시공하는 등 미국 내에서도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티시맨 컨스트럭션은 중동시장 공략을 염두에 두고 중동의 국부펀드를 컨소시엄에 참여시켰다. 중동의 국부펀드와 대우건설을 인수해 해당 지역에서 시너지를 노린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티시맨 컨스트럭션은 대우건설을 아시아 건설시장 진출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티시맨 컨스트럭션이 컨소시엄에서 얼마나 지분을 가지고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구색맞추기에 불과한 컨소시엄이라면 최종 인수가 결정되더라도 추후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베즈파트너즈나 TR아메리카 컨소시엄 모두 전략적 투자자(SI)가 아닌 재무적 투자자(FI) 성격이 강한만큼 `먹튀` 가능성도 있다.
명목 뿐인 전략적 투자자를 내세워 대우건설을 인수한 후 시세차익을 노리고 알짜자산 매각, 고배당, 외형 부풀리기에 집중할 경우 대우건설의 경쟁력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재무적 투자자(FI)는 건설업체 경영 능력이 없는 만큼 경영권을 금호그룹에 위임한다면 더 큰 파장이 예상된다. 재무적 투자자가 금호아시아나 그룹을 통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 배당, 유상감자, 자산매각 등을 통해 이익을 회수한 뒤 또 다시 매각을 통해 차익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ADIC나 티시맨컨스트럭션이 컨소시엄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라며 "투기 논란을 막기 위한 이름 뿐인 컨소시엄이라면 최종 인수가 결정된 후 또다시 먹튀 논란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