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케미칼, 사내벤처 ‘노탁’ 설립…신소재 개발 등 미래 혁신 주도
by박순엽 기자
2023.10.24 12:34:12
독립 법인화 통해 그룹 전체 신사업 추진에 속도
PCB 소재 ‘노탁 레진’ 개발…성능 검증 단계 거쳐
본격 상용화하면 동북아 지역 생산시설 구축 계획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DL케미칼이 신소재 개발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사내벤처를 설립하는 등 글로벌 고부가 소재 기업으로의 도약에 속도를 높인다.
DL케미칼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어 DL케미칼 그룹의 미래 혁신을 이끌 사내벤처 노탁 (NOTARK)의 설립을 승인했다고 24일 밝혔다. 노탁은 크레이튼의 선행 기술 사업부인 BTT(Break Through Team)에서 시작됐으며 그동안 DL케미칼과 크레이튼의 기존 사업 영역과는 완전히 다른 혁신적 신소재 개발 프로젝트들을 성공적으로 진행해왔다.
DL케미칼은 해당 사업부의 독립 법인화를 통해 케미칼 그룹 전체의 미래를 이끌어갈 신사업들의 추진에 더욱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우선 노탁은 빠른 의사 결정과 개발된 신소재의 사업화 속도를 높이기 위해 스타트업 규모로 출발한다. DL케미칼 그룹 최고기술경영자(CTO)인 비제이 메타(Vijay Mhetar)가 최고경영자(CEO)로, 산하 연구 개발자들이 신설 법인의 주축으로 합류하며 노탁이 혁신 제품 개발과 사업화에 완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DL케미칼은 본사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DL케미칼은 크레이튼과 함께 재무·법무·인사 등 기업 운영에 필요한 지원뿐만 아니라 대전 대덕 연구소 등 전 세계에 보유한 12개의 글로벌 연구·개발(R&D) 네트워크를 활용해 노탁의 연구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또 앞으로 협업 강화를 위한 인력 파견 역시 고려하고 있다.
| DL케미칼 사내벤처 노탁 (NOTARK)이 개발한 ‘노탁 레진’ (사진=DL케미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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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노탁은 극초고속 통신과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등에 사용되는 고절연성 PCB 소재인 노탁 레진을 개발한 바 있다. PCB는 넓은 절연판 위에 회로를 형성하고 그 위에 장착된 부품들을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회로 기판으로 전자제품·휴대폰·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이다.
각 부품 사이의 전기 신호 전달 시 절연판 위에서 미세한 전기적 신호 손실이 발생하는데 손실은 곧 정보 전달의 속도 하락과 발열로 이어지므로 차세대 6G 등에 쓰이는 초고성능 PCB는 신호 손실을 줄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노탁이 개발한 레진은 현존하는 절연용 레진 중 가장 우월한 성능을 자랑한다는 게 DL케미칼 측 설명이다. 노탁 레진의 신호 손실률은 주로 쓰이는 에폭시 수지 대비 10배 이상 뛰어나다. 또 여러 고객사가 진행한 엄격한 테스트 결과 차세대 6G에서 요구되는 내열성·전기저항성을 만족하는 제품은 현재 노탁 레진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DL케미칼은 이번 소재 개발의 상업화를 통해 연 6억달러(8000여억원)에 달하는 시장에 새롭게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DL케미칼은 노탁 레진의 상업화를 위해 유수의 글로벌 PCB 소재 기업들과 현재 엄격한 성능 검증 단계를 거치고 있다. DL케미칼은 제품 상업화가 본궤도에 이르면 증가하는 시장 수요 대응을 위해 PCB·반도체 제조 업체들이 밀집한 동북아 지역에 자체적인 생산시설 구축 역시 고려하고 있다.
DL케미칼은 카리플렉스·크레이튼 등 글로벌 스페셜티 일등 기업 인수를 통해 범용 제품 중심에서 스페셜티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인수한 자회사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수소·배터리 등 미래 친환경 산업에 사용될 수 있는 핵심 소재 개발과 사업화 기회도 모색하는 중이다. 노탁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현 DL케미칼 부회장은 “DL케미칼은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 산업에 필수적인 차별화된 소재의 선제 공급이 가능한 기업”이라며 “DL케미칼은 노탁의 설립을 시작으로 진정한 기술 중심의 스페셜티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