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정책 남발"…경제계, 올해 기업규제 환경 전망 '부정적'

by신민준 기자
2022.02.17 12:00:00

경총, 2022년 기업규제 전망조사 결과 발표
기업 규제전망지수 93.3…건설·철강업 가장 부정적
대선 전후 포퓰리즘 정책 남발·정부 개혁 의지 부족 원인
"규제 리스크 최소화 등 새 정부 강력한 정책 의지 필요"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경제계가 올해 기업 규제 환경을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대통령선거 전후로 포퓰리즘 정책이 남발되고 있는데다 현 정부 규제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이 이유다. 경제계는 기업의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새 정부의 강력한 정책의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자료: 경총)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국 10인 이상 총 1112개 기업(응답기업 기준)을 대상으로 2022년 기업규제 전망조사를 실시(조사기관 : ㈜리서치앤리서치)한 결과, 기업규제 전망지수(RSI)가 93.3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준치(100=전년과 동일)를 밑도는 수치로 기업들이 기업규제 환경을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의미다.

RSI는 향후 기업규제 수준에 대해 사업체 의견을 조사해 지수화 한 체감규제 전망지표로 기업경기 전망지수(BSI)와 유사한 방식으로 산출한다. 100을 기준치로 이를 밑돌아 0 에 근접할수록 기업규제 환경을 악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100을 초과해 200에 가까울수록 기업규제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 올해 기업규제 환경을 부정적으로 전망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대선 전후 포퓰리즘 정책 남발(31.5%)과 정부 규제개혁 의지 부족(29.2%)을 가장 높게 선택했다.

올해 기업규제 환경을 가장 부정적으로 전망한 업종은 건설(73.4)과 철강(77.5)으로 분석됐다. 올해 1월 27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영향으로 건설과 철강 업종 기업들이 규제환경을 가장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조선·해운(87.2)과 자동차·자동차 부품(89.4)도 기업 규제 환경을 부정적으로 봤다.

반면 신산업 분야인 제약·바이오와 플랫폼서비스는 RSI가 100을 초과해 올해 기업규제 환경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산업 육성을 위해 도입한 규제샌드박스와 규제자유특구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제도가 적용되지 않는 전통산업군 기업보다 신산업 분야 기업들의 규제환경 전망이 긍정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 규제환경을 가장 부정적으로 전망한 지역은 광주(62.5)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전북’(70.0)과 대전’(77.8) 순이었다. 반면 세종(110.7)과 경북(106.8), 인천(106.7)은 기업 규제 환경을 긍정적으로 봤다.



(자료: 경총)
올해 기업 부담지수(5점척도)가 가장 높은 규제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3.48)으로 나타났다. 중대재해처벌법 규제로 인한 업종별 기업 부담지수는 건설(3.90)과 자동차·자동차부품(3.82), 기계(3.71), 조선·해운(3.70) 순으로 높게 분석됐다. 기업 부담지수는 1점(부담 없음)부터 5점(매우 부담)까지 규제로 인해 예상되는 기업의 부담을 평가해 지수화한 수치다. 경제계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외에 △주52시간제 △최저임금 △환경규제 △법인세 △상속세 △개인정보보호 △지배구조규제 △공정거래규제 △기술규제 △자금조달 △입지규제 등도 주요 규제로 꼽았다.

경제계는 차기정부에 바라는 규제개혁 정책과제로 총괄 컨트롤타워 신설(52.0%)을 가장 높게 선택했다. 원-인 트리-아웃 룰(One-in Three-out Rule, 규제 1개 신설시 기존 규제 3개를 폐지하는 제도) 도입(17.2%)과 전체 규제 일몰제 적용(15.5%), 의원 입법 발의시 규제심사 절차 도입(13.0%) 등도 규제개혁 정책 과제로 선택했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RSI가 낮게 조사돼 소기업일수록 규제환경 전망이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300인 미만)이 대기업(300인 이상)보다 국회와 정부의 규제개선 의지도 더 낮게 평가했다. 기업 규모별 RSI는 300인 이상(97.7), 50~299인(91.9), 10~49인(90.2) 순으로 규모가 작을수록 낮아져 규제환경을 더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이형준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올해는 새 정부가 시작되는 해임에도 기업규제 환경을 부정적으로 전망해 규제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낮았다”며 “업종별로 건설업, 지역별로 광주에서 기업규제 환경을 가장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규제 이슈별로 최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인한 기업 부담이 가장 높게 예상되고 있어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기업의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새 정부의 강력한 정책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