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강신우 기자
2015.11.01 16:45:07
부별 예산안심사 돌입···확정고시 앞두고 ‘역사정쟁’ 절정
예결위원장 “투트랙 가더라도 예산안 심사 집중해야”
4대강 지천·지류사업 예산반영 뇌관 급부상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졸속심사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여야간 힘겨루기가 확정고시를 코앞에 둔 2일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일부터 5일까지 열리는 경제·비경제분야 예산안 심사도 파행될 가능성이 크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일 전체회의 4일차를 맞아 경제부처 예산안에 대해 ‘돋보기’ 심사에 들어간다. 앞서 종합정책질의에서 개괄적으로 문제예산을 지적했다면 이번엔 미세 조정심사인 셈이다. 이틀씩 나눠 경제와 비경제부분을 다뤄야한다. 그러나 5일로 알려진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와 맞물리면서 부처별 예산심사가 제대로 될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예결특위 위원장인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은 1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주 종합정책질의는 끝났다. 효율적인 연비로 운영을 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 “이번주부터 부별심사에 들어가지만 예산 이외에도 여러 걸림돌이 있어 우려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야당도 국정교과서 문제에 나름의 전략이 있겠지만 그 이슈를 계속 가져가고 싶더라도 투트랙으로 가야하고 더 바람직한 것은 예산안 심사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종합정책질의는 사실상 국정 역사교과서 예비비(44억원) 논란으로 공회전을 거듭했다. 이번 심사에서도 국정 역사교과서는 물론 △4대강 지천정비 사업 △특수활동비(8891억원) △한국형전투기 KF-X사업(760억원) △누리과정 예산안 편성 등 암초가 곳곳에 놓여있다.
이날 새정치연합은 국정화 반대 여론몰이를 원내·외에서 계속했다. 문재인 대표는 서울 관악산 입구를 찾아 휴일 등산객을 대상으로 ‘친일·독재미화’ 국정교과서 반대 대국민 서명운동에 나섰다.
문 대표는 “새누리당과 김무성 대표가 검·인정 제도를 부인하고 국정교과서를 해야한다면 그것은 자유민주주의에 반대하는 것”이라며 “친일과 독재의 후예라는 것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시각 이종걸 원내대표는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회동을 갖고 교과서 검증위원회 발족을 제안했지만 이견만 확인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정교과서 관련해 기존 검·인정 교과서 검증위원회가 성사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지만 아직 의견일치는 안됐다”고 했다.
4대강 지천·지류사업 예산편성도 국정 역사교과서와 함께 뇌관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예결위 여야 간사인 김성태 새누리당·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서로 다른 쟁점을 부각시키며 평행선을 달렸다. 김 의원은 4대강 지천·지류사업의 예산 반영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안 의원은 국정 역사교과서 문제를 계속 쟁점화하겠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경제부처 질의에서 4대강을 논의할 것이고, 우리는 야당과의 협의가 없어도 4대강 지천·지류사업을 위한 예산을 반영해야 한다는 데 정책질의를 중점적으로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안 의원은 “저희들은 교과서 전쟁을 하고 있고 4대강 예산은 원내대표 선에서 얘기가 나오면 그때 결정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 원내대표는 “4대강 사업의 총체적 실패가 가뭄 문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여야 대치에 예산안 심사가 졸속으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른바 ‘국회 선진화법’ 원년인 작년에도 예산안 자동부의제에 따라 법정 처리시한인 12월2일을 닷새 남겨놓고 파행으로 치닫던 예결특위가 재가동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예산이 볼모가 되는 경우가 과거에도 많았다. 국정교과서 문제도 중요하지만 연계시켜서 계속 쟁점화하는 것은 올바른 접근이 아니다”며 “가뭄이 심각한 상황에서 4대강 관련 예산은 객관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