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 비싼 '명동' 알고보니..'아모레 월드'
by김미경 기자
2013.03.25 15:15:23
패션의류는 이랜드 vs 화장품은 아모레
불황 무풍지대 명동 상권 매장수만 19개 넘어
화장품 브랜드숍 우후죽순 5년새 4배 늘어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가히 ‘아모레 월드’라 할만 하다. 국내에서 가장 땅값이 비싸다는 서울 명동 지역에 아모레퍼시픽 소속 매장은 모두 19개에 이른다. 오는 6월중 명동에 문을 여는 마몽드 단독숍까지 포함하면 총 20개 매장이 들어서는 셈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화장품업체 아모레퍼시픽(090430)이 쇼핑 1번지 서울 명동상권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아모레는 ‘명동역-명동성당-을지로입구’ 인근 상권에만 라네즈와 프리메라 단독숍(각 1개), 멀티 브랜드숍인 아리따움(6개), 원브랜드숍 이니스프리(5개)와 에뛰드하우스(6개) 등 총 5개 브랜드 19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마몽드 제품으로만 매장을 꾸민 단독매장 1호점도 6월 중에 문을 여는 만큼 이곳 명동에 아모레 매장만 20개가 들어서게 된다. 이는 19개 브랜드에 24여개 매장을 명동에 운영 중인 유통공룡 ‘이랜드’와도 견줄만한 수치다.
국내 화장품 2위 기업인 LG생활건강(051900)과 비교해도 10개 더 많은 매장을 갖고 있다. LG생건의 경우 같은 상권에 원브랜드숍인 더페이스샵 5개 매장, 멀티 화장품 매장인 보떼(2개)와 뷰티플렉스(1개), 비욘드 단독숍(1개), 색조 브랜드숍 VDL(1개) 등 총 1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업계에서는 원브랜드숍의 성장세로 일부 시판 화장품들이 침체기를 맞고 있는 만큼 아모레의 유통 전략을 바꾸는 것이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모레는 2006년 명동에 라네즈 단독 매장을 오픈한 데 이어 프리메라, 마몽드, 한율 등 전 브랜드를 단독매장 형태로 확장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모레는 라네즈 단독숍을 1호 명동점에 이어 2호점을 이대에 냈다. 명동 같은 경우 국내외 쇼핑객들이 몰려드는 상권으로 지역 특성상 안테나숍 역할을 할 수 있어 첫 매장을 잇따라 오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구청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명동에는 단독 화장품 브랜드숍이 90여개, 복합매장까지 포함하면 110여개에 달한다. 이는 2008년 27개에 비해 4배 정도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명동이 쇼핑 1번지라는 상징성에서 실제 높은 매출을 올리는 효율성 있는 지역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앞으로 업체 간 매장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화장품업계 한 관계자는 “하루 유통인구가 50만명을 넘어섰고 10~20대가 소비 중심축인 데다 해외 관광객의 매출 비중이 50%대를 넘어서면서 해외인지도까지 노릴 수 있는 지역이 명동”이라며 “내수 경기침체로 광역 상권에 1개 매장을 내기 보다 명동에 무리를 해서라도 매장을 내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 아래 추가 매장을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명동 중 A급으로 꼽히는 중앙로에 위치한 건물의 경우 임대조차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명동 인근 부동산 한 관계자는 “현재 임대 및 매매 매물이 거의 없다”며 “중앙로 현재 시세는 3.3㎡(1평)당 4억~5억원으로 평균 월 임대료도 1억원대에 이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