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좌동욱 기자
2008.01.02 18:45:30
경제연구소장들 "규제 완화해야" 한목소리
이명박 "무리한 경기 부양책 안쓰겠다"
[이데일리 좌동욱기자]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2일 국내 경제연구소장들과 130분에 걸친 마라톤 간담회를 가졌다. 주제는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대선 당시 이 당선자의 핵심공약이었다.
주호영 당선자 대변인은 "이명박 당선자가 경제 연구소장들과 규제개혁 노사문제 투자 촉진문제 등 국내 전반적인 경제 문제를 두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며 "이 당선자는 주로 의견을 경청하는 쪽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모두발언에 나선 이 당선자는 "여건이 만만치 않은 것 다 안다"며 "어려우니까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내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당선자는 "혹시라도 당선인이 7% 성장한다니까 기분 나쁘게 들리지 않을까 느끼면 그런 생각을 안하는게 좋다"며 "기탄없는 말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모인 10여명의 경제 연구소장들은 한목소리로 규제 완화와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현경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투자활성화를 하려면 첫째 규제완화 둘째 노동 유연성 제고 셋째 교육 경쟁력 제고 넷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라고 강조했다. 또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첫째 우량 중소기업 육성 둘째 서비스 부분 일자리 창출 셋째 글로벌 인재 육성"이라고 말했다.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은 "경제성장율이 7%가 되려면 민간 설비투자증가율이 우리 계산으로 13% 정도 되어야 하는데 작년이 7%였다"며 "규제를 지금 절반 수준으로 낮추면 설비투자 증가율이 12%까지 올라갈 수 있고, 그러면 경제성장율 6% 까지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정 소장은 또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고용 유연성 확대와 서비스업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장은 "투자 촉진 위해 단기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는 획기적인 규제개혁이 제일 빠른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업 경영전략 수립을 위해 "제도 개선은 나중에 하더라도 새정부의 방향과 일정을 명확히 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우규 SK경제연구소장은 "당선자가 압도적으로 당선된 의미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개선을 위해 여러 가지 규제 문화등을 개선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기반을 닦는 것이 이 정부의 역사적 과제"라고 말했다.
박 소장은 특히 국내외 경영 여건을 일거에 바꾸기가 어려운 만큼 단기적인 효과를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거듭 당부했다
오상봉 산업연구원장도 "기업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기계를 계속 돌리기만 하고 신투자를 주저한다"며 "이것에 대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물꼬만 터주면 구조적으로 투자가 촉발될 가능성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 관련 규제를 사전에서 사후 규제로 바꾸고, 의원입법 사전 심사에 대해서는 공적기구 만들어서 국가전반적인 규제를 스크린 할 필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주형 현대경제연구원장은 "기업들이 R&D 많이 해야 하는데 실제로 하기 어렵다"며 기초학문 인력을 육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이 계실 때는 해외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자동차, 아파트 까지 주면서 유치했다"며 하지만 "기초과학 연구소 (연구원들은) 박사 학위 받고, 국책 연구소 나가도 월급이 금융기관 대리밖에 안 된다. 게다가 비정규직"이라고 현황을 설명했다.
이경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앞으로 FTA는 남은 것이 일본과 중국"이라며 "일본과 중국과 FTA 추진할 때 우리의 전략적 목표는 고용창출이 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간담회 말미에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려서 정부 주도로 무리하게 (성장률) 7% 만들겠다는 어리석은 정책은 쓰지 않겠다"며 "결국 성장동력을 찾아내야 하는데, 우리가 찾으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성장동력은 사실 기업들이 스스로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2008년 경제전망하에서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주재로 국내 10개 경제연구기관 대표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