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호가 급등세..집값 다시 불안?

by윤진섭 기자
2005.01.14 15:54:33

가락시영 등 1주일 새 1000만~2000만원 호가
규제 완화 언급 후 매물· 거래 없이 호가만 급등

[edaily 윤진섭기자]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이상 급등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심리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서울 강남권 송파구 일대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값이 1주일 사이에 1000만~2000만원이 올랐다. 심지어 일부 단지는 매물 부족 현상을 빚으면서 불과 이틀 사이에 2000만원이 뛴 곳도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재건축 규제 완화를 시사하면서 촉발된 양상이란 게 현장 중개업자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매수자는 지난해 하반기에 형성됐던 저점 가격에 대한 미련으로 추격매수에 나서지 않고 팔 사람은 더 오른 뒤 팔겠다는 입장이어서 매매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14일 부동산 정보업체 텐커뮤니티에 따르면 서울 지역 내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1주일 동안 0.54%가 올라 한 주 전 0.38%에 이어 3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가격이 0.06% 오른 것에 비하면 큰 폭의 가격 상승세다. 실제 일선 중개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1~2단지는 올 들어 1000만~1500만원씩 올랐다. 지난 연말 4억9500만~5억 1000만원선이던 1단지 13평형은 5억 1500만~5억 2000만원대를 호가하고 있다. 최재선 대성공인 대표는 "1단지 관리처분 총회, 2단지는 동, 호수 추첨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규제 완화를 시사하면서 1주일 사이에 최고 2000만원이 올랐다"고 전했다. 서초구 반포주공 1, 2단지도 급매물 위주로 거래되며 호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1단지 22평형은 2000만원 올라 5억 4000만~5억 5000만원선이며, 2단지 18평형은 1000만원 올라 5억 7000만~5억 9000만원 선이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 아파트도 평형별로 연초보다 최고 3000만~4000만원이 뛰었다. 가락시영 1차 15평형은 지난해 연말에 3억 6000만~3억 7000만원선으로 거래가 되지 않았지만 최근엔 3억9000만원에도 매물이 없어 거래가 힘든 상태다. 심지어 연말에 2억9000만원에 거래된 가락 시영 1차 13평형이 최근 3억4000만원까지 뛰면서 매도자가 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사태까지 발생하는 실정이다. 신한공인 장찬수 사장은 "매수자가 거의 없는 데 어쩌다 매수자가 나타나면 집 주인들이 호가를 높이면서 매물을 거둬들이는 가격 왜곡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부총리가 재건축 완화 애드벌룬을 띄우면서 가격 급등 현상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 텐커뮤니티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있는 것은 최근 이헌재 부총리 등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재건축 규제 축소 등을 언급한 게 결정적 원인"이라며 "또 1가구 3주택자들이 장기 보유나 증여 등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매물을 회수한 것도 가격상승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