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1000만원 이상 내는 '고가 아파트 월세' 늘었다

by최정희 기자
2025.02.06 08:51:53

작년 1000만원 이상 월세 신규 거래 161건
올해도 트리마제·반포자이서 1000만원대 월세 계약
"보유세 많이 내느니 차라리 월세, 고가 월세 비중 늘어"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매달 1000만원 이상을 월세로 내는 ‘고가의 월세’ 거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서울 성수동 트리마제, 서초구 반포자이,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를 중심으로 1000만원 이상의 월세 계약이 체결됐다.

*신규 계약 기준 출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서울 아파트 월세 신규 계약에서 매달 납부하는 월세를 1000만원 이상 내는 거래 건수는 161건으로 집계됐다. 작년 전체 월세 거래 건수가 6만 9110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고가 월세 거래 비중은 전체의 0.23%를 차지했다.

작년 3분기 도시지역 1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54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평균 소득의 두 배 이상을 월세로 부담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2020년까지만 해도 1000만원 이상의 월세를 납부하는 신규 거래는 아예 없었다. 600만원이 넘는 월세 신규 계약도 고작 4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1년 50건, 2022년 135건, 2023년 153건으로 점차 증가했다. 전체 월세 신규 계약에서 고가 월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0.14%, 2022년 0.22%, 2023년 0.21%, 2024년 0.23%로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작년엔 계약이 갱신된 건수를 포함하면 월세가 1000만원이 넘는 월세 계약은 18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월세 신규 및 갱신 계약 건수(9만 9794건)의 0.18% 비중이다. 작년엔 신규 계약이 체결된 월세 거래 중 월세 가격이 3000만원을 넘는 초고가 월세 거래도 3건이 있었다. 성동구 성수동1가 아크로서울포레스트는 198㎡ 규모가 보증금 10억원에, 월세 31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올 들어서도 1000만원이 넘는 월세 신규 거래는 3건이 있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트리마제는 전용면적 84.5㎡가 보증금 3억원, 월세 1100만원에 거래됐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아파트는 244.5㎡규모가 보증금 15억원, 월세 1000만원에 거래됐고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는 124㎡규모가 보증금 1억원, 월세 1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러한 고가 월세 계약이 증가하는 원인으로 세금 부담이 지목된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주거용 부동산팀장은 “고가 월세 거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보유세 등의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며 “보유세를 감당하느니 월세로 살면서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리겠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