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소매판매,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 감소…15개 시도서 줄어

by이지은 기자
2024.08.12 12:00:00

통계청 ''2분기 지역경제동향''…전국 2.9% 감소
"전기차 소비 부진…음식료품 판매 주로 줄어"
반도체 중심 광공업·수출 증가…물가 2.7% 상승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올해 2분기(4~6월) 우리나라 17개 시도 중 15곳에서 재화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된 고금리·고물가 부담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내수 회복이 제약되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서울 한 대형마트의 채소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2024년 2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국 17개 시도의 소매판매는 1년 전보다 2.9%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9년 1분기(1~3월) 4.5% 감소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전국 소매판매 감소세는 2022년 2분기(-0.2%)부터 9개 분기째 지속되고 있다.

시도별로는 충남(4.0%), 충북(0.7%)을 제외한 15개 시도에서 전년 동분기보다 감소했다. 울산(-7.9%)과 인천(-7.2%), 서울(-6.8%) 등에서의 감소 폭이 컸는데, 승용차·연료소매점과 전문소매점에서의 판매가 급감한 게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 관계자는 “승용차의 경우 전기차 판매가 부진했고 주유소 연료판매도 줄었다”면서 “전문소매점은 주로 음식료품 판매가 감소한 데서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소비를 반영하는 서비스업 생산은 운수·창고, 금융·보험 등에서 늘어 전국적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1.6% 증가했다. 다만 증가 폭은 2021년 1분기(0.7%)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이다. △세종(-2.3%) △전남(-1.8%) △경남(-1.7%) 등은 부동산과 금융·보험에서 줄어 감소했으나 △제주(8.9%) △인천(4.0%) △울산(2.5%) 등은 정보통신, 예술·스포츠·여가에서 늘어 증가했다.

전국 건설수주는 주택, 공장·창고 등의 수주가 늘어 1년 전보다 15.5% 증가했다. 특히 충북(174.5%)과 대전(105.7%)은 기계설치, 주택 등의 수주가 늘며 큰 폭 증가했다.

반도체 업황이 개선된 데 힘입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1곳은 전년 동분기보다 광공업 생산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인천(30.2%)과 경기(19.7%)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이에 수출도 메모리 반도체와 프로세서·컨트롤러, 컴퓨터 주변기기 등을 중심으로 9.9% 늘었다. △경기(35.5%) △충남(16.9%) △제주(9.4%) 등은 메모리 반도체, 기타 집적회로 반도체·부품을 위주로 증가세를 보였다.
2024년 2분기 지역경제동향. (자료=통계청 제공)
소비자물가는 농산물,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가 올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상승했다. △제주(2.3%) △충남(2.3%) △대구(2.4%)를 제외한 14개 시도는 전국 평균보다 오름 폭이 컸다.

고용률은 광주(1.2%포인트), 전북(1.1%포인트) 등 8개 시도에서 전년 동분기 대비 상승했다. 대구(-2.5%포인트), 전남(-1.5%포인트) 등 7개 시도는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