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소판 감소증’ 앓는 내장성 신장암 환자 ‘로봇 신장부분절제술’ 성공

by이순용 기자
2024.05.07 11:04:56

순천향대 부천병원 비뇨의학과 이상욱 교수, 장기 안쪽 위치한 ‘내장성 신장암’ 치료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순천향대 부천병원 비뇨의학과 이상욱 교수가 ‘혈소판 감소증’으로 출혈 위험이 높은 ‘내장성 신장암’ 환자를 로봇 신장부분절제술로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최근 56세 남성 김 씨는 순천향대 부천병원 이상욱 교수를 찾았다. 신장암을 진단받은 직후였다. 김 씨의 왼쪽 신장에는 약 4cm 크기의 암 덩어리가 깊숙이 박혀있었다. 겉으로는 작아 보이지만, 장기 안쪽에 대부분의 종양이 위치한 ‘내장성 신장암’이었다.

‘혈소판 감소증’은 혈액의 응고와 지혈을 담당하는 혈액 내 성분인 혈소판 수가 감소하는 현상으로, 정상 수치는 15~45만이다. 수술 전 검사를 통해 확인한 김 씨의 혈소판 수치는 3만 7천이었다. 혈소판 수치가 4만 이하면 수술 도중 피가 멈추지 않을 수 있어 수술이 어렵다.

환자가 혈소판 감소증을 앓고 있는 경우 과다 출혈 우려가 있으며, 내장성 신장암은 ‘신장 전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 김씨의 암세포는 신정맥 및 신동맥에 맞닿아 있어 출혈의 위험이 컸다. 이상욱 교수는 이러한 어려운 수술 조건 속에서도 로봇 신장 부분 절제술을 시행하여 환자의 남은 신장의 기능을 살리기로 했다.



이상욱 교수는 “신장에 발생한 종양은 주변의 정상 신세포와 경계 부위에 얇은 벽을 만들기 때문에, 사전에 로봇 초음파를 이용해 경계 부위를 명확히 확인해 정확성과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상욱 교수는 신장 동맥을 겹자로 잡아 피가 일시적으로 흐르지 않도록 하고, 끝이 무딘 기구로 암세포와 주변 조직의 경계 부위를 정확히 박리하는 ‘암세포 적출술(Enucleation surgery)’을 시행해 혈관 손상을 최소화했다. 수술 시 발생한 출혈량은 100cc 정도로 혈소판 감소증 환자임에도 지혈에 무리가 없었다.

이상욱 교수는 “로봇수술은 수술 부위를 입체 영상으로 최대 15배 확대할 수 있어 정밀한 시야 확보가 가능하며, 사람 손과 유사한 로봇 관절이 내장되어 종양을 정교하게 제거할 수 있다. 신장 수술은 최소 절개‧최대 보존으로 출혈, 통증, 합병증을 줄이고 빠른 회복을 목표로 하므로, 로봇수술기에 대한 깊은 이해와 경험, 숙련된 술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순천향대 부천병원 비뇨의학과는 지난해 12월 ‘다빈치Xi 로봇수술 1천례’를 달성한 바 있으며, 이상욱 교수는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 노력으로 새로운 로봇수술기법을 도입해 고난도 수술을 여러 차례 성공시키며 비뇨기 중증 질환 치료를 선도하고 있다.

이상욱 교수가 환자에게 ‘로봇 신장부분절제술’의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