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전격 사퇴…"일신상 이유"
by오현주 기자
2017.03.06 09:58:44
호암미술관장직도 내려놔…"사퇴배경 구체적인 것 없어"
후임 미정…당분간 홍라영 리움 총괄부관장이 맡을 듯
[이데일리 오현주 선임기자] 홍라희(72)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삼성미술관 리움과 호암미술관 관장직을 동시에 사퇴했다. “일신상의 이유”다.
두 미술관을 운영하는 삼성문화재단은 6일 이같이 전하면서 “홍라희 관장의 사퇴 배경과 관련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더 들은 것은 없다”고 밝혔다. 후임도 미정이다. 삼성문화재단의 이사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아내인 홍 관장은 경기여고, 서울대 응용미술학과 출신으로 시아버지인 이병철(1910∼1987) 회장이 경기도 용인에 1982년 세운 호암미술관 관장직에 1995년 1월 취임했다. 2004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삼성미술관 리움을 개관하면서부터는 리움의 관장까지 맡으며 두 미술관의 관장직을 동시에 수행해왔다.
이후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 사태 여파로 두 미술관의 관장직과 더불어 삼성문화재단 이사직에서 사퇴했다가 3년 만인 2011년 3월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 경영일선에 복귀하자 다시 관장으로 복귀했다. 당시 삼성그룹 비자금으로 600억원대 미술품을 구입했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무혐의 처리됐다.
홍 관장은 재력과 인맥, 미술품을 보는 안목을 갖췄다는 평가와 함께 오랫동안 한국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로 꼽혀 왔다. 삼성미술관 리움의 관장을 맡아온 2004년 이후로는 줄곧 국내 미술계 영향력 1위 인물로 매년 선정돼왔다.
한편 홍 관장의 이번 사퇴는 최근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데 이어 그룹 내 미래전략실을 해체한 데 따른 후폭풍인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당분간 삼성미술관 리움의 운영은 홍 관장의 동생인 홍라영 총괄부관장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