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잘나가던 베이직하우스, 대륙 수익성에도 '빨간불'
by염지현 기자
2015.12.20 16:30:29
3Q 영업손실 140억, 순손실 124억..中법인 수익 하락
中 쥬시쥬디 등 외형 확장에만 치중..매출성장률 ↓
중국 소비 둔화, 로컬 브랜드 성장..근본적 대책 필요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중국 사업 의존도가 높은 의류업체 더베이직하우스가 대륙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국내 사업이 적자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중국에서도 손실을 보고 있어 축소 경영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더베이직하우스의 3분기 매출액은 1258억원으로 전년 대비 22.5% 늘었다. 그러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대폭 확대됐다. 영업손실은 140억원으로 전년도 99억원보다 41% 늘었으며, 당기 순손실은 12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법인(TBH Global Limited)이 37억원의 영업 손실을 나타냈다.
| 베이직하우스 중국 법인 실적 추이(자료=하이투자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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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베이직하우스는 전체 매출의 80%가 중국에서 나올 정도로 대륙 사업 의존도가 높다. 국내 사업은 ‘베이직하우스’나 ‘마인드 브릿지’ 등 캐주얼 브랜드가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에 가격이나 브랜드 경쟁에서 밀리며 영업손실이 100억을 넘어선 상태다.
반면 중국 사업은 지난 2004년 진출 이후 순탄하게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대륙 사업 이익률이 점차 하락하며 수익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외형 늘리기에만 치중한 영업 전략 때문이다.
여성 브랜드 ‘쥬시쥬디’의 경우 지난해 말까지 89개였던 중국 매장이 올해 3분기 사이 197개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캐주얼 브랜드 ‘베이직하우스’도 올해 들어 중국 신규 매장을 60개 이상 냈다. 점포 확대로 급여, 임차료 등이 많이 늘어났지만 위안화 기준 매출액 성장률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그간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대해온 3개 브랜드는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해 말 50개 가까이 매장을 냈던 여성복 브랜드 ‘볼’이 매장을 7개까지 줄이고, 스페인 여성 속옷 브랜드 ‘우먼시크릿’, 신발 브랜드 ‘겸비’도 대륙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더베이직하우스 관계자는 “중국에 진출한 브랜드 매장이 20% 이상 증가했지만 기존 점포의 성장률이 -2~-3%를 기록하는 등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4분기 이후론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연말 성수기인 4분기에 어느 정도 실적이 개선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약 3년 전부터 중국 의류 시장 소비가 정체된 데다가 중국 내수 브랜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업 타당성을 치밀하게 검토하지 못한 브랜드들이 하나둘씩 중국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며 “중국 로컬 브랜드들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경쟁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유행을 빨리 반영하면서도 가격을 낮추는 식으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