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고성능 원통형 배터리 개발.. "잔디깎기 소음 이젠 끝"

by이진철 기자
2015.09.24 11:25:56

원통형 ''21700 배터리'' 출시.. 에너지용량 최대 35% 늘려
리튬이온 배터리로 더 가볍고 강력해진 ''가드닝 툴''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배터리 기술이 발달하면서 정원을 가꿀 때 사용하는 잔디깎기 기계의 이미지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석유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엔진 소음과 유해가스 배출을 떠올렸지만 최근에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전동형 잔디깎기가 등장하면서 소음없이도 정원의 잡초를 베고 깨끗이 다듬을 수 있게 됐다.

삼성SDI(006400)는 최근 기존 원통형 배터리의 에너지 용량을 한 단계 높인 ‘21700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그동안 원통형 배터리는 지름 18mm, 길이 65mm를 의미하는 ‘18650 배터리’가 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전기자전거, 전동공구, 노트북 등 고용량 배터리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삼성SDI는 기존 배터리 대비 에너지 용량을 최대 35%까지 늘린 ‘21700 배터리’를 출시했다.

예초기, 잔디깎이, 전기톱, 낙엽청소기 등의 가드닝 툴(gardening tool)에도 삼성SDI의 원통형 리튬이온 배터리가 사용되고 있다.

가드닝 툴은 휘발유나 경유를 활용해 엔진의 힘으로 구동되는 엔진형과 전기 에너지를 활용해 모터의 힘으로 구동되는 전동형으로 나뉜다. 과거 배터리 기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전동형 가드닝 툴의 사용이 많지 않았다. 유선으로 전원을 상시 연결해야 했기 때문에 이동성이 제약됐고, 무선 모델은 전원의 힘이 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능이 강화된 리튬이온 배터리가 등장하면서 전동 가드닝 툴의 사용이 늘고 있으며, 기존 엔진형 모델과 납축전지 시장을 대체하고 있다.



전동 가드닝 툴은 소음저감 효과가 가장 큰 장점이다. 자동차 엔진소리처럼 엔진형 가드닝 툴은 시동을 걸면 ‘덜덜덜’하는 소음이 계속 발생한다. 크게는 100dB 이상의 소음이 발생해 오래 사용하면 청력에 손상을 줄 수 있다, 반면 전기자동차에서 별도의 소음이 나지 않는 것처럼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가드닝 툴은 소음을 30~50dB 정도로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

전동 가드닝 툴은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엔진형 가드닝 툴은 일산화탄소(CO), 탄화 수소(HC), 질소산화물(NOx) 등 인체에 유해한 가스를 배출한다. 이에 비해 리튬이 온 배터리를 적용한 가드닝 툴은 전기 구동방식으로 배터리 방전에 따른 배출물이 전혀 없어 인체와 환경에 무해하다.

전동 가드닝 툴은 유지관리 측면에서 편리하다. 엔진형 제품은 주유 때문에 여러 관리요소가 필요하지만 전동형 제품은 플러그만 꽂아 충전하면 되기 때문에 주유에 대한 걱정이 없다. 또한 배터리를 사용함으로써 부피와 무게를 줄여 편리성을 높일 수 있다.

윤준열 삼성SDI 소형전지사업부 상무는 “최근 원통형 배터리가 표준화된 규격과 생산성,효율성을 장점으로 소형 IT제품을 넘어 자동차,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로도 활용폭이 넓어지고 있다”며 “새로운 표준 개발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소형 배터리 시장을 리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원을 가꾸는 가드닝(Gardening) 문화가 발달한 외국에서는 일반 가정에서도 가드닝 툴 사용이 많기 때문에 대형 마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인기 품목이다. 우리나라도 도심텃밭, 주말농장 등이 점차 확산되면서 가드닝 툴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리도니아는 엔진이나 전기 동력을 사용한 가드닝 툴 시장이 지난 2010년 149억 달러 규모에서 매년 약 4.8% 성장해 올해는 189억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