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하이닉스 주인찾기]③드라마틱한 M&A 일지

by이유미 기자
2011.07.08 16:08:40

유력 인수후보 현대중공업 인수의사 철회

마켓in | 이 기사는 07월 08일 16시 08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이유미 기자] 영화나 드라마속 `반전`은 보는 사람의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이번 하이닉스(000660) 인수전에서도 흥미를 유발시키는 요소 `반전`이 가미돼 인수·합병(M&A) 업계 사람들의 관심을 배로 증폭시켰다.

세번째로 주인찾기에 나서는 하이닉스는 매수자 입장에선 고민하게 만드는 `물건`이다. 반도체 시장에서 굳건한 위치를 자리잡고 있어 사업다각화를 하기엔 좋은 기업이지만 인수 후 투자규모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초기 인수금액보다도 향후 매년 3조원 정도의 지속적인 투자가 부담으로 작용해 하이닉스를 사겠다고 선뜻 나서는 기업은 없었다. 어느누구도 하이닉스의 흥행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웠다.


이미 2차례의 실패를 경험한 하이닉스 채권단은 주주협의회를 통해 매각방식을 다각화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4월 8일 열린 주주협의회 실무협의에서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신주발행 등 다양한 방식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인수자 입장에선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다. 구주 인수 자금은 채권단에게 넘어가지만 신주 인수 자금은 회사에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하이닉스 인수전에 불을 먼저 지핀 곳은 현대중공업(009540)이다. 지난달 초 M&A업계에서 현대중공업의 인수설이 나돌기 시작했고 현대중공업은 "확정된 바 없다"라고 밝혀 인수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떠올랐다. 현대중공업은 `계열사 찾기` 명분과 사업다각화를 동시에 취할 수 있는 기업이었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의 단독 LOI 제출 가능성을 가장 크게 보고 있었다.

지난달 21일 하이닉스 3차매각 공고가 예정대로 `구주+신주` 발행 방식으로 나오면서 하이닉스 매각 절차는 시장의 예측대로 가고 있는 듯 보였다.



반전은 인수의향서(LOI) 마감 이틀 전인 지난 6일에 일어났다. 현대중공업은 6일 오전 거래소 공시를 통해 하이닉스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이닉스의 유찰 가능성이 또다시 제기됐다. 하이닉스 인수 기업 후보에 대한 소문이 떠돌기 시작했고 급기야 거래소는 효성(004800)·동부CNI(012030)·LG(003550)·SK(003600)·STX(011810)에 하이닉스 인수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이날 오후 효성·동부CNI·LG는 인수설에 대해 부인하는 공시를 냈으나 SK그룹과 STX그룹은 `확정된 사항이 없다`며 인수 가능성을 열어뒀다. SK와 STX의 참여에 대해 시장에서도 갑론을박 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SK가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에 자신의 직장자리를 걸기도 했다.

지난 7일이후 SK그룹과 STX그룹의 참여는 구체화됐다. STX는 중동의 국부펀드와 손을 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하겠다고 입장을 밝혔고, SK는 "SK텔레콤이 단독응찰할 것"이라고 밝혔다.

8일 이날 오후 4시에 마감된 하이닉스 LOI 제출엔 예상대로 SK그룹과 STX그룹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