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LCD 업체들 '합종연횡'.."삼성,LG 게 섰거라"

by서영지 기자
2011.06.07 15:40:58

샤프-혼하이, LCD 합작사 설립 모색
도시바-소니, 중소형 LCD 패널 사업 통합 움직임
국내 LCD 업계 "경쟁사 통합해도 경영 전략 달라지지 않아"

[이데일리 서영지 기자] 외국 기업들이 합종연횡으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LCD업체를 견제하려는 전략에서다.
 
7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일본 전자업체 도시바와 소니는 스마트폰 등에 사용하는 중소형 LCD 패널 사업을 통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이를 위해 민관 펀드인 산업혁신기구로부터 투자 받아 일본 내 생산라인을 신설해 세계 시장 점유율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달 중에 통합 협상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회사를 설립해 산업혁신기구로부터 1000억엔(한화 약 1조3400억원) 이상 투자를 받기로 했다. (관련 기사☞ "日업계, 연이은 삼성견제..도시바-소니, 중소형 LCD 통합")
 
일본 샤프도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제조업체인 대만 혼하이와 LCD(액정표시장치) 합작사를 설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샤프가 혼하이 산하 패널제조업체인 CMI와 합작사를 설립, 패널 제조에 필요한 유리기판과 컬러필터 등 재료를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샤프-혼하이 합작사가 재료 공급사들과 가격 협상을 할 때 삼성전자(005930) 등 국내 LCD 업계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외신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들의 제휴에도 국내 LCD업계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업계에 큰 영향을 줄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쟁사가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해서 대책을 세운다거나 전략이 달라지지는 않는다"며 "애초 세웠던 계획대로 일을 진행할 뿐"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034220) 관계자도 "경쟁사가 합병한다고 해도 대책회의를 하지는 않는다"며 양사 합작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도시바-소니의 중소형 LCD 패널 사업 통합에 대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경쟁사가 통합한다고 해도 당장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 LCD 업계 관계자는 "샤프와 혼하이가 몇 달 전부터 협상해왔지만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협력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황준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얼만큼 가시성이 있는지는 더 살펴봐야겠지만 LCD 후발 업체들의 구조조정은 중· 장기적으로 국내 업체들에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 애널리스트는 "LCD 산업에서는 오랫동안 구조조정이 없어 목말라 있는 상태"였다며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LCD 수급 개선에도 도움이 되고, 선발 업체들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대형 LCD패널 출하금액 점유율은 CMI가 15.6%로 4위, 샤프는 7.9%로 5위다. 단순히 CMI와 샤프의 점유율을 합하면 23.5%가 돼 1위 LG디스플레이(26%), 2위 삼성전자(25.6%)를 바짝 추격하게 된다.

지난 1분기 매출액 기준 중소형 디스플레이 점유율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15.7%로 1위, 샤프가 14.9%로 2위를 차지했다. 8% 점유율의 도시바와 6.2%의 소니를 합치면 14.2%로 3위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중소형 TFT-LCD 시장점유율에서는 지난 1분기 매출 기준 18.9%의 점유율을 차지한 샤프가 1위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11.5%, 도시바는 10.2%다. 소니의 7.8%와 도시바가 합치면 18%로 2위에 올라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