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두바이사태, 97년 亞위기와 유사점"

by김윤경 기자
2009.11.30 14:27:58

"리스크 회피 깊어지며 지역 전체 감염 가능성"
미츠비시 중공업 등 `매도` 조언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골드만삭스는 두바이 사태가 지난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와 비교할 수 있는 점이 있다고 30일 분석했다. 또 일본의 미츠비시 중공업과 치요다에 대해선 두바이 사태로 인한 손실이 우려된다면서 매도를 권유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일본과 한국 기계 및 공장 엔지니어링 업체들은 중동에 상당한 익스포저가 있다"면서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이 지역 전체에 전염될 리스크는 상존한다"고 밝혔다.

590억달러의 채무를 보유하고 있는 두바이 국영기업 두바이월드는 최소 내년 5월말까지 채무 상환을 유예해 줄 것을 채권단에 요청했다고 밝혔으며, 이에 따라 두바이의 디폴트 우려가 제기되면서 일본 건설주들은 지난 주 8개월래 최저치까지 떨어졌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사태는 지난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와 흥미로운 유사점이 있다"면서 "리스크에 대한 회피로 인해서 지역 전체에 전염이 될 수 있으며, 이는 신용 경색을 유발해 대형 프로젝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997년 태국 바트화 폭락에서 비롯된 아시아 금융위기는 아시아 전역에 퍼지며 지역 통화를 줄줄이 무너뜨렸다. 우리나라를 비롯,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아야 했고, 모간스탠리 캐피탈 인터내셔널(MSCI) 아시아 태평양 지수는 1996년 정점대비 절반 가량 떨어졌고 1998년 10월에야 바닥을 치고 반등했다.

미즈호 트러스트 & 뱅킹의 오기하라 다케루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두바이 리스크 때문에 이머징 마켓의 투자가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이 지역 익스포저가 많은 기업들의 잠재적 위협에도 불구하고, 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고마츠와 마키타 등을 익스포저도 적도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매수할 만한 주식이라고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