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은 외롭고 우직한 달팽이'' 플래시 애니 논란

by조선일보 기자
2005.09.20 20:35:25

[조선일보 제공] 청와대가 지난 16일 노무현 대통령을 ‘외롭고 우직한 달팽이’에 비유한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홈페이지에 게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청와대 ‘멀티미디어 통신’에 ‘달팽이의 꿈-사랑은 얼마나 멀고 긴 것일까’란 제목으로 올려진 이 동영상은 노무현 대통령의 ‘연정 제안’을 달팽이의 외롭고 우직한 걸음걸이에 빗대고 있다.

“자기 희생의 결단과 불이익을 무릅쓰고 불확실성에도 용기있게 도전하는 대한민국 당신께 이 플래시를 바칩니다”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동영상은, “지역감정 때문에 우리 아이가 피해를 본다”는 한 여성 유권자의 격앙된 목소리를 들려준다.

이후 비바람이 부는 궂은 날씨에 천천히 움직이는 달팽이의 모습이 등장한다.

이어 한 여성 유권자가 “저는 부산 사람이지만 우리 애는 호적상으로는 전라도다. 말씨는 부산에서 컸기 때문에 부산이다. 현재 정치인들이 만드는 지역감정 때문에 우리가 아니라 내 아이가 피해를 본다”는 말을 한다. 이후 달팽이가 등장해 어떤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비바람 속 험난한 길을 해치고 나가는 모습이 묘사된다.



동영상은 달팽이의 모습 위로 “어디를 가는 걸까, 성급하지 않은 걸음걸이…, 정성스레 떠나는 기나긴 날들, 아무 준비도 조건도 필요치 않은 한 길만 바라보며 가는 여행”이라는 메시지를 자막으로 띄운다.

“자신의 희생을 무릅쓰고 불확실성에 도전하는 용기, 저토록 무거운 짐을 지고 어찌 가려는지…, 그 어떤 장애물에도 앞만 보고 가는 소박한 달팽이”라는 문구와 함께 동영상은 이 느릿느릿 움직이는 달팽이가 또다른 한 마리 달팽이와 마주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아, 그렇구나. 그것이었구나. 그의 또다른 반쪽을 만나기 위함이었구나.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큰 사랑이었구나”라는 메시지도 나온다.

마지막엔 2000년 4.13총선 당시 노 대통령의 유세장면을 보여주면서 “지금까지 저의 정치행위가 다 그랬습니다. 제가 선택할 때는 많은 사람들이 제 행동을 이해하지 못해 많은 질문을 받았지만, 그 뒤에는 ‘옳기는 옳았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라는 노 대통령의 육성을 들려준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19일 논평을 통해 “국민과 동떨어져있고 이 나라의 실상도 외면하고 있는 플래시”라며 “국민을 가르치고 나무라며 그들만의 고매한 이상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