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사 이륙채비..이르면 8월에 선보여

by윤진섭 기자
2005.03.24 15:38:38

한성항공, 오는 8월에 `청주~제주`노선 3만~4만원에 운항예정
제주에어, 내년 상반기 중 김포~제주 저가 항공기 취항 계획
대한항공, 별도법인 통해 저가항공사 설립 검토

[edaily 윤진섭기자]전 세계적으로 유행처럼 번지는 저가항공사가 국내에 속속 출현할 전망이다. 특히 저가 항공을 준비하고 있는 항공사는 대형 항공기 위주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020560) 보다 저렴하게 운임을 책정하는 등 파격적인 저가 전략을 내세울 것으로 알려져, 이에 따른 항공시장 재편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저가(低價) 항공사를 표방한 제주에어가 오는 25일 창립 행사를 갖고 공식 출범한다. 또 청주공항을 기반으로 하는 한성항공도 지난달 건설교통부에 부정기 항공운송 사업 등록을 신청해 등록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취항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여기에 대형 민간항공사인 대한항공(003490)도 별도법인을 통해 저가항공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성항공 오는 6월 저가항공기 취항 예정, 제주에어는 내년 상반기 계획 애경을 포함한 애경그룹 6개사와 제주도가 각각 100억원과 5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제주에어는 올해 상반기 중 건교부에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할 계획이다. 또 사업 면허 취득 후 기종 도입 전까지 200억원을 증자해 운항 개시 전에 총자본금을 400억원 규모로 조성할 방침이다. 상반기 중 캐나다의 항공기 제작사인 봄바디어사와 프랑스 에어버스 계열사인 ATR사 등 6개사의 6개 기종을 대상으로 도입 기종을 검토하고, 연말까지 도입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제주에어가 1차 도입계획인 항공기는 총 5대로, 운항 예정 노선은 제주∼김포, 제주∼부산, 제주∼대구, 제주~청주 등 4개 노선이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조종사, 정비사, 승무원 등 인력을 채용한 후 2006년 상반기 중 취항 목표를 세우고 있다"라며 "1단계 노선 운항이 마무리되면 광주, 울산, 원주, 양양 등의 증편 노선에 3대를 추가,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를 기반으로 한 한성항공은 제주에어에 앞서 건설교통부에 부정기 항공운송사업 면허 등록을 위한 신청을 마무리한 상태로, 이르면 다음달 초에 등록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등록 요건 심사를 진행 중인 건설교통부 항공정책과 관계자는 "청주를 기반으로 한 한성항공이 제출한 항공운송사업 면허 등록 요청에 대해 심의 중"이라며 "등록 신청이 마무리 된 후 각종 안정 66인승 ATR72 기종을 1대를 들여와 청주~제주 노선에 1일2회, 주14회 운항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성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이 취항하지 않은 틈새 지역을 중심으로 취항 노선을 늘릴 계획"이라며 "빠르면 오는 8월에 청주~제주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성항공은 일단 청주 기반 지역항공사라는 이점을 활용할 계획이다.오는 4월 충북도민과 청주 시민을 대상으로 200억원을 공모하고, 5~6월에는 일반주 200억원을 추가로 공모할 예정이다. ◇기존 항공사 보다 최저 30%에서 최고 60%까지 저렴하게 비용 책정 두 회사는 파격적인 싼 가격을 제시해 대형 항공사의 틈새를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제주에어는 기존 항공사 노선 편도요금의 70% 수준에서 비행요금을 책정할 계획이다. 현재 대한항공의 김포∼제주 노선 편도요금은 8만4400원인 점을 고려하면, 대략 5만8800원선이다. 한성항공은 이보다 10~20% 더 낮춰 기존 항공사 대비 40~60% 가격에 운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한항공 청주~제주 노선 편도요금이 6만4400원~8만1900원인점을 감안하면 최소 3만~4만원으로 청주에서 제주까지 갈 수 있다는 얘기다. 두 항공사는 저가 요금 책정에 따른 부담을 기존 항공사들이 제공하는 기내 서비스 등을 없애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두 회사는 기내 서비스를 없애고, 과중 수화물은 비용을 받을 계획이다. 또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예약을 인터넷으로 받고, 좌석 배정 제도도 없앨 방침이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싱가포르 타이거항공, 영국 이지젯 등 성공한 해외 저가 항공사를 벤치 마킹해 항공기 운임의 거품을 없앨 것"이라며 "저가 항공기 운항을 통해 국내 잠재 항공시장을 활성화하고 동남아로 빠져나가는 항공수요를 국내 각 지역으로 유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도 별도법인을 통해 저가항공사 설립을 추진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항공사간의 저가경쟁이 심화되는 것에 대비, 필요하면 별도의 항공사를 세워 국제단거리 노선에서 저가운항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조 회장은 이날 인천하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새 유니폼 발표회에 이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저가항공사 출현에 대한 대비책을 묻는 질문에 "국내선은 저가항공사가 필요 없다"고 단언한 뒤 "국제선의 경우 대한항공이 저가 항공사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저가항공사가 필요하다면 별도의 항공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일 노선 등 단거리 국제노선에서 저가항공사가 나와 저가경쟁이 벌어질 경우 필요하다면 별도의 저가 항공사를 세울 수도 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준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