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7년간 비싸게 임대주택 사들인 LH·SH·GH…혈세낭비”

by황병서 기자
2023.03.28 11:21:07

경실련 ‘LH·SH·GH 서울·경기지역 매입임대 분석’
7년간 주택 매입 4만4680호·매입액 10조6486억
“아파트 1채 매입가, 직접 짓는 것보다 2억 비싸”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서울주택도시공사(SH)·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공공주택을 직접 짓는 비용보다 최대 약 2억원 비싼 가격에 매입임대주택을 사들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8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의 경실련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H·SH·GH 서울·경기 지역 매입임대 분석결과’를 발표했다.(사진=SNS갈무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8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의 경실련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H·SH·GH 서울·경기 지역 매입임대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16~2022년까지 7년 간 LH·SH·GH가 서울·경기지역에서 사들인 매입임대주택의 현황 자료, 2021~2022년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자료, SH 공개 건설원가 자료(고덕 강일 4단지), 국토부 임대주택 통계자료 등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 7년 간 LH·SH·GH는 4만 4680호의 주택을 사들였으며, 매입 금액은 총 10조6486억원이다. 1호당 매입가는 2억 4000만원인 셈이다.

연도별 매입 현황을 보면 △2016년 7865억원(4354호) △2017년 8767억원(4695호) △2018년 1조 5209억원(7255호) △2019년 2조 8066억원(1만1920호) △2020년 2조 7652억원(1만479호) △2021년 1조 6124억원(4998호) △2022년 2802억원(979호)으로 집계됐다. 단, LH가 2021~2022년 2년간의 매입임대주택 현황을 비공개했기 때문에, LH의 매입현황까지 포함되면, 매입임대 비용은 더욱 증가한다는 것이 경실련 측의 설명이다.

LH·SH 2020년 매입임대 주택 매입가격 및 SH 공공아파트 건설원가 비교.(자료=경실련)
경실련은 LH·SH·GH가 서울·경기지역에서 사들인 임대주택 매입 가격이 직접 건설하는 비용보다 비싸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SH가 공개한 건설원가와 LH, SH의 매입임대 주택 매입 금액을 비교했다. 건설원가는 2020년 분양한 고덕 강일 4단지를 기준으로 했으며, LH, SH 매입임대 주택은 2020년 매입된 주택들의 가격 평균을 기준으로 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SH가 공개한 고덕 강일 4단지의 ㎡당 전용면적 가격은 512만원으로, 59㎡로 환산하면 약 3억원이다. 반면에 LH의 2020년 기준 매입임대 주택 평균 전용면적 ㎡당 가격은 아파트는 845만원, 다세대 주택 등은 793만원으로, 이를 59㎡로 계산하면 아파트는 5억원, 다세대 주택은 4조 7000억원이다. SH의 경우 같은 해 기준 매입임대 주택의 평균 전용면적 ㎡당 가격은 오피스텔은 830만원, 다세대 주택 등은 765만원이다. 이를 59㎡로 계산하면 오피스텔은 4억 9000만원, 다세대 주택은 4억 5000만원이다. 매입임대 아파트 1채를 사들이는 금액이 공공이 아파트를 직접 짓는 것보다 최대 약 2억원 더 비싸다는 것이 경실련 측의 설명이다.

이에 경실련은 △매입임대주택 건설원가 수준으로 매입하도록 매입가격 기준 개선 △매입임대 주택 정보 투명하게 공개 △기존주택 매입임대가 아닌 민간 신축매입약정 방식매입 중단 등을 요구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택지부족으로 공공주택 신축 공급이 어려워 기존주택 매입을 하더라도 매입가격은 엄격히 따져야 한다”며 “시세를 반영한 거품 낀 주택의 무분별한 매입임대 확대를 반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