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김진태 가만히 뒀으면 되는데", 강원도 디폴트 전말

by장영락 기자
2022.10.25 11:05:17

최문순 전 지사 MBC라디오 인터뷰
"1차 사고 김진태 디폴트 선언, 2차는 여권 비난"
"사실 아닌 비난으로 시장에 ‘부도’ 메시지 강화"
"공사 회생절차 전날 상환 연장까지 합의"
"소통도 안하고 정치적 목적으로 부도 발표"
"정부는 신용시장 최후의 보...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최문순 전 강원지사가 김진태 현 지사의 레고랜드 채권 디폴트 선언 사태와 관련 “그냥 가만히 뒀어야 한다”며 “작게 막을 일을 50조를 투자하는 단계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뉴시스
최 전 지사는 2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 전 지사는 “저는 이걸 1차 사고, 2차 사고 이렇게 나눠 본다. 1차 사고는 김진태 지사가 돈을 못 갚겠다, 이게 1차 사고고, 시장에서 왜 못 갚느냐 그랬더니 집권여당을 비롯해서 정치권에서 저를 공격한 것이다. 도의회 승인을 안 받았다든지 방만 경영을 했다든지 무리한 빚보증을 했다든지 그런데 이게 점점 더 빚을 안 갚겠다는 뜻으로 들렸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1차로 김 지사가 레고랜드 투자를 위해 강원도 보증으로 발행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d 상환에 대해 디폴트 선언을 한 것이 문제고, 2차로 이를 민주당 소속인 최 전 지사 체제에서 벌어진 문제로 몰고 가는 바람에 강원도의 보증 거부 메시지가 시장에 더 강하게 전해졌다는 것이다.

최 전 지사는 “작게 막을 일을 무려 50조를 투자하는 단계까지 오게 된 것”이라며 “(김 지사가) 그냥 가만히 뒀으면 된다. 가만뒀으면 그 기업이 중도개발공사(GJC)인데 재무제표를 보면 흑자 기업”이라고 지적했다. ABCP를 발행한 GJC가 상환 기한 연장 등 어음 상환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가고 있었는데 김 지사가 공연히 보증 거부를 하는 바람에 신용이 깨져버렸다는 설명이다.

최 전 지사는 “회생절차를 발표하기 전날 증권회사하고 빚을 갚는 걸 연장하기로 합의가 된 상태였다”며 “그 회사 사장과 임직원들하고 얘기하지 않고 소통하지 않고 (김 지사가) 그냥 발표를 해버렸던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상환 기한이 다가오기 전 기한 연장까지 합의했는데 보증을 선 강원도가 디폴트를 선언해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최 전 지사는 김 지사가 이처럼 무리하게 디폴트를 선언한 배경으로 “정확한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지 않고 그냥 정치목적으로 발표를 한 것”으로 추측했다.

최 전 지사는 사태가 터지자 자신이 도의회 동의 없이 상환 보증을 선 것이 문제라는 여권 지적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면서 “설사 그렇다고 해도 빚을 안 갚을 이유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혹 강원도가 무리한 보증을 섰다고 하더라도 보증을 거부해 시장에서 공사의 상환 기대를 꺾어버리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됐다는 설명이다.



최 전 지사는 “집권여당까지 나서서 계속 저런 전임 도지사를 공격하는 거 보니까 진짜 안 갚겠구나, 이렇게 생각했던 것”이라며 김 지사 행태에 편승해 마구잡이로 강원도와 공사의 신용을 떨어뜨리는 행동을 한 여권 인사들 발언도 비판했다.

최 전 지사는 동의 없이 보증을 섰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금융계나 공무원들이 들으면 다 웃을 것”이라며 “돈을 빌려주는 분들이 도의회 동의 없이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그리고 실제도 동의를 다 받았고 세 차례 동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최 전 지사는 “정부라는 것은 채권시장이나 신용시장에서 최후의 보루”라며 “최후의 보루를 스스로 무너뜨린 거다. 스스로 포기를 한 거다. 최후의 보루가 스스로 넘어져버리니까 그 전 단계에서 다 신용이 붕괴돼 버린 것”이라며 김 지사의 황당한 행동이 엄청난 파급효과를 냈다고 지적했다.

최 전 지사는 정부가 50조 유동성 공급을 발표한 데 대해서도 “시장에서 50조가 사라져버린 거다. 그거를 국민들의 세금으로 메우게 되는 거다. 전반적으로 신뢰가 무너지는데 대한 비용을 우리 사회가 감당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또 “자꾸 그렇게(지방정부 신용을 떨어뜨리는 발언) 함으로써 신뢰를 점점 깼다는 것을 본인들이 모르고 있는 것”이라며 거듭 진상 확인 없이 정치적인 비난을 가한 여권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