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장단기 금리 역전에 은행 외화LCR 비율 양호"
by최정희 기자
2024.02.29 11:18:30
한국은행, 금융·경제 이슈분석 발간
작년말 은행 외화LCR비율 154.4%, 규제 수준 두 배
장단기 금리 역전에 장기로 싸게 빌려 단기로 높게 운용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국내 은행의 작년말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154.4%를 기록, 규제 기준의 두 배에 육박했다. 한국은행은 은행들의 외화 LCR비율이 양호해진 이유 중 하나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을 꼽았다.
한은이 29일 발간한 ‘금융·경제 이슈분석’에 따르면 작년말 은행의 외화LCR은 154.4%로 전년말(136.1%) 대비 상당폭 상승했다. 규제 기준인 80%의 두 배 가까운 수치다.
올 1월에는 144.1%로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규제 기준과 예년 평균 수준(2020~2022년중 115.0%)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한은은 그 배경 중 하나로 2022년 11월부터 나타난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을 꼽았다.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낮아지면서 은행들은 장기로 자금을 싸게 조달해 단기로 더 높은 수익을 올리게 됐다. 은행들은 코리안 페이퍼(KP, 해외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 채권), 장기차입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만기가 짧고 안정성이 높은 콜론, 미국채 등의 투자를 늘리거나 단기 차입을 상환했다.
또 한은은 “2022년 중 외화예수금을 중심으로 대규모 외화유동성을 선확보한 영향 등으로 작년에는 은행들의 양호한 외화유동성 상황이 지속됐다”고 밝혔다.
외화예수금은 작년말 8개 은행, 951억달러로 2020~2021년중 평균치인 812억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은행들은 통합 LCR이 규제 기준에 근접해있어 이를 관리하기 위해 외화LCR 비율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화LCR이 통합LCR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내외로 크지 않지만 수익성이 확보되는 외화 부문의 LCR을 높여 통합 LCR 규제 기준인 95%를 일시 충족하는 것이 가능했다는 평가다.
한은은 “외화유동성이 양호한 상황에서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 유동성 리스크 관리 필요성 증대 등의 여건 변화에 은행들이 대응해왔다”며 “올해는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 완화에 따라 외화 LCR 수준은 점차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만 경상수지 개선, 유동성 리크스 관리 노력 등으로 하락 정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