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재명 최측근' 김용·정진상 수사 박차…재판 출석 유동규 '묵묵부답'(종합)

by성주원 기자
2022.10.24 11:37:21

檢, 김용 부원장 사무실 압색 재시도…野 반발
정진상 실장 출국금지…강제수사 가능성 고조
대장동재판 출석 유동규, 기자질문엔 ''묵묵부답''

[이데일리 성주원 이배운 기자]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의 ‘키맨’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폭탄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부원장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 22일 구속됐다. 두 사람 모두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검찰이 닷새 만에 민주연구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 경찰이 출입구를 통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24일 오전 김 부원장이 근무하는 민주연구원이 입주한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민주당의 반발로 영장 집행이 불발된 지 닷새만이다.

민주당은 검찰의 기습 압수수색에 재차 반발하며 이날 예정된 국정감사의 잠정 연기를 선언하고 대검찰청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검찰은 민주연구원 내 김 부원장 사무실에서 그가 사용한 컴퓨터를 비롯한 개인 소지품 등을 수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김 부원장 측이 민주연구원 사무실에 거의 출근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 만큼 검찰이 원하는 자료가 있을 지는 미지수다.

김 부원장은 유동규 전 본부장 등으로부터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대선자금 명목으로 8억47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2월부터 이재명 대표의 제20대 대선 자금 조달 및 조직관리 등을 담당하다 같은 해 7월부터는 민주당 대선 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을 맡았다. 이에 검찰은 김 부원장이 받은 돈이 이 대표 대선자금에 활용됐을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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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정 실장에 대해서도 수사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유민종 부장검사)는 최근 정 실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실장에 대한 검찰의 강제수사가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2018년 두산건설에서 55억원 상당의 광고 후원금을 유치하고, 그 대가로 두산(000150)그룹이 소유한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 3000여평을 상업 용지로 용도 변경해줬다는 것이 골자다. 검찰은 농협은행과 알파돔시티, 현대백화점(069960), 네이버(035420), 차병원 등이 성남FC에 거액을 후원한 배경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과 전 두산건설 대표를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이 대표와 정 실장을 공모 관계라고 적시한 바 있다. 정 실장은 또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가 맡고 있는 불법 대선자금 의혹 관련 수사 선상에도 올라 있다. 정 실장은 “검찰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허구 그 자체”라고 부인하고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모습을 드러낸 유동규 전 본부장은 기자들의 질문세례에 침묵을 지켰다.

취재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시를 받은 게 있냐”, “이 대표가 (불법 대선자금을) 모를 리 없다고 주장하는데 근거가 뭐냐” 등 질문을 던졌지만 유 전 본부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세계에는 의리 그런게 없더라. 제가 지금까지 착각하고 살았던 것 같다”, “내가 벌 받은 건 받고, 이재명 명령으로 한 건 이재명이 받아야 한다”며 폭로전을 예고한 만큼 향후 공판 및 수사 과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범죄 혐의를 드러낼 중대한 진술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백현동 사업에 깊이 관여한 실무자로서 당시 상황을 꿰뚫고 있는 ‘키맨’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수년간 뒤에서 이 대표를 보좌한 만큼 이 대표가 감추고 싶은 사정을 다수 알고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지난해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의혹에 연루돼 구속되자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은 측근 그룹에 끼지 못한다”며 밀접한 관계임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