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 표명' 임기 못 채우고 물러난 김창룡 경찰청장[전문]
by이소현 기자
2022.06.27 12:03:17
27일 경찰청에서 '사의 표명 입장' 직접 밝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임기 못 채우고 물러나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김창룡 경찰청장이 27일 행전안전부 내 경찰업무조직 신설과 관련한 방안 발표에 책임을 통감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김 청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 이 순간, 경찰청장에서 사임하고자 한다”며 “경찰청장으로서 저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에 대해 깊이 고민한 결과, 현 시점에서 제가 사임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입장문을 밝혔다.
김 청장의 사의 표명은 그동안 계속된 경찰의 중립성, 독립성 훼손 논란에도 불구하고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경찰 통제방안을 강행하겠다는 행안부의 결정에 대한 반발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에서 2020년 7월 제22대 경찰청장으로 임명된 김 청장의 임기는 다음 달 23일 만료될 예정이었는데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조직 안팎으로 ‘용퇴론’이 불거지자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 김창룡 경찰청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브리핑룸에서 사의 입장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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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김 청장의 사의 표명 입장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14만 경찰가족 여러분! 저는 지금 이 순간, 경찰청장에서 사임하고자 합니다.
경찰청장으로서 저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에 대해 깊이 고민한 결과, 현 시점에서 제가 사임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먼저, 행정안전부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의 논의와 관련하여, 국민의 입장에서 최적의 방안을 도출하지 못해 송구합니다.
‘국민을 위한 경찰의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심어린 열정을 보여준 경찰 동료들께도 깊은 감사와 함께 그러한 염원에 끝까지 부응하지 못한 것에 안타까움과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지난 역사 속에서, 우리 사회는 경찰의 중립성과 민주성 강화야말로 국민의 경찰로 나아가는 핵심적인 요인이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현행 경찰법 체계는 그러한 국민적 염원이 담겨 탄생한 것으로 이러한 제도적 기반 위에서 경찰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정된 치안을 인정받을 정도로 발전을 이뤄왔습니다.
권고안은 이러한 경찰제도의 근간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그간 경찰은 그 영향력과 파급효과를 고려하여 폭넒은 의견수렴과 심도깊은 검토 및 논의가 필요함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습니다.
비록, 저는 여기서 경찰청장을 그만두지만, 앞으로도 국민을 위한 경찰제도 발전 논의가 이어지기를 희망합니다. 아울러, 새로이 구성될 지휘부가 국민의 뜻을 받들고 구성원의 지혜를 모아 최선의 경찰제도 마련을 위해 노력해 주리라 믿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아낌없는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실 것을 부탁드리며, 이번 과정을 거쳐 경찰이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고 일할 수 있는 조직으로 바로설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