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자 공시가 2년 전으로 회귀…보유세 절반 줄어든다

by이명철 기자
2022.05.23 11:59:31

1세대 1주택자 종부세 부담 2020년 수준 환원 검토
尹 공약 “공정시장가액 비율 조정해 공시가 2020년으로”
발표 시점 미정…금융규제 관련 패키지 발표 가능성도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부동산 세제 정상화와 맞물려 1세대 1주택자들의 종합부동산세가 2020년 수준으로 되돌아갈 전망이다. 공시가 자체를 과거 수준으로 환원할지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낮출지 등 여러 방법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종부세 부담 완화와 함께 금융 규제 등 부동산 정책을 패키지로 발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본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23일 관가에 따르면 정부는 1세대 1주택자 종부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공시가격 오름세와 공시가격의 현실화를 위한 공정시장가액 비율 상향으로 다주택자 뿐 아니라 실수요자인 1주택자 세 부담도 커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정부는 올해 공시가격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키로 한 바 있다.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2020년 수준으로 세 부담을 낮추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이다.

보유세 부담 완화 등 세제 정상화는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 중인 사항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약에서 ‘공정시장가액 비율 조정을 통해 부동산 공시가격을 2020년 수준으로 환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지난 3월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재산세 등 보유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동결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바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종부세는 과세표준 산정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을 2020년 또는 2021년 수준으로 환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2일에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1주택자들의 종부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되돌리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5%대 상승세를 보이다 지난해 19.05%, 올해 17.22% 급등했다. 2020년 수준으로 공시가를 되돌린다면 그동안 급등한 세 부담을 되돌린다는 의미다.

공시가를 되돌리려면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공시가 자체를 과거로 환원하지 않아도 공시가 상승분을 공정시장가액 비율로 낮추면 세 부담 2020년으로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

부동산 세제 정상화와 관련한 윤석열 대통령 공약. (사진=국민희임)


부동산 세금계산서비스 셀리몬은 주택을 7년간 보유한 만 63세 1세대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시뮬레이션 했다. 해당 주택의 공시가격을 19억9700만원이라고 가정할 때 종부세는 373만원, 재산세 667만원으로 총 보유세 부담은 1040만원이다.

정부 방침에 따라 지난해 수준 공시가격(18억1000만원)을 적용했을 때 보유세는 종부세 244만원, 재산세 594만원으로 총 838만원이 된다.

2020년 공시가격인 14억2500만원을 기준으로 할 때는 종부세는 81만원, 재산세 454만원으로 총 보유세 부담이 올해 절반 수준인 535만원까지 낮아지게 된다.

정부는 공정시장가액 비율 완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후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6월말 정부가 내놓을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 담길지 7월 하순에 발표하는 세법 개정안에 포함될지 여부는 아직 저울질 중이다.

기획재정부가 이달 9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와 보유기간 재산정(리셋) 제도 폐지 등 부동산 관련 대책을 발표한 것처럼 관계부처 등이 함께 별도 부동산 정책을 내놓는 형태가 될 수도 있다. 이때 총부채상환원리금비율(DSR)이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금융 규제 등도 함께 다뤄질지가 관심사다.

정부 관계자는 “공시가격을 2020년 수준으로 완화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 공약이었고 추경호 부총리도 연장 선상의 발언을 내놓은 상황”이라며 “공시가격 환원의 방법과 발표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