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불황에 흔들리는 동남권, "내년엔 건설업도 위기"

by박기주 기자
2016.06.02 11:19:38

BNK금융경영연구소 '동남권지역 건설업 분석' 보고서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조선업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산·경남 등 동남권지역에 대해 건설업도 내년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주택건설 위주의 사업구조가 2017년 이후부터는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2일 BNK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동남권지역 건설업 분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권 아파트 시장의 기초수요대비 아파트 공급 비율은 내년 281.0%로 지난 5년 평균(2012~2016년, 167.7%)보다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아파트를 구매하려는 수요보다 건설사가 짓는 아파트 양이 많아질 것이란 의미다. 동남권 건설업체가 주택건설 위주의 사업 구조로 부동산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부터 수익성이 정체 또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수요대비 아파트 공급 비율’이 최고치였던 지난 2004~2005년 당시 동남권 건설업체 영업이익은 4095억원에서 3598억원으로 크게 감소한 바 있다.



백충기 BNK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동남권의 아파트 기초수급 전망을 고려할 때 지역 건선업계는 현재와 같은 주택건설 위주의 사업 구조로는 중기적으로 수익이 정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지적과 함께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 수석연구위원은 일본 주택건설부문 업계 2위인 세키슈이(SEKISUI, 積水) 하우스를 예로 들었다. 1990년 이후 일본 건설경기가 침체되자 주거서비스 관련 사업비중을 높이면서 수익성을 개선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대수익원이 주택건설업에서 주택임대업으로 바뀌는 등 수익구조가 다변화됐다는 평가다.

또한 동남권 건설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통합브랜드를 만들어 해외진출을 타진하는 것도 성공적인 수익원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백 수석연구위원은 “해외 건설업체들은 건설중심에서 주거서비스, 시설운영 등으로 수익기반을 확대하고 있다”며 “향후 지역 주택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지역 건설업계도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만드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될 중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