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진료로 no.1 공공 의료 펼친다"..서울 강서보건소

by이창균 기자
2011.10.24 16:09:38

복지부 선정 `한의약 건강증진 허브 보건소`
민간 연계로 노인 진료·예방교실 운영 `박차`

[이데일리 이창균 기자] "공공의료의 정체성을 다변화하는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관 주도에서 벗어나 민간 동력을 최대한 활용, 예방 분야 미래를 바꿀 겁니다."

서울 강서구보건소에서 만난 하현성 소장은 한의약 건강증진 사업의 의의를 이같이 말하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밝고 쾌활한 성품의 그는 보건소를 찾은 일반 환자의 민원에도 직접 응대할 만큼 의욕적인 모습이었다.

강서구보건소는 작년 12월 보건복지부가 선정한 `한의약 건강증진 허브 보건소`에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공공의료기관인 보건소에 민간 한의학 진료 시스템을 접목한 추진 사업이다. 노현송 구청장 지휘 하에 두 달간 사업계획서 평가와 현장실사 과정을 거쳤다. 관내 허준박물관과 대한한의사협회가 있는 점을 감안, 한방진료를 지역특화 사업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올해 3~4월부터 본격 시작된 한의약 건강증진 프로그램에는 ▲독거노인 방문진료 ▲중풍예방교실 ▲한방육아교실 ▲기공체조교실 ▲사상체질교실 등이 포함됐다. 이중 독거노인 진료는 강서구와 협약을 체결한 강서구한의사회 소속 개업의(開業醫) 30명이 12주에 걸쳐 각 가정을 방문해 이뤄진다. "민간 한의사들이 주말 시간을 할애해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을 주치의로서 12주간 전담합니다.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을 목표로 하는 `관리` 개념이죠."

고혈압이나 당뇨를 앓고 있는 구민 150명을 대상으로 한 중풍예방교실도 인기다. 첫 접수 땐 2시간 만에 신청이 마감될 정도로 반응이 폭발적이라 하 소장도 깜짝 놀랐다. 독거노인 진료와 별도로 월 1회 운영하는 경로당 순회 무료진료에는 지금껏 200명이 넘는 노인이 참여했다.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정작 하 소장은 한의사가 아닌 의사(양의)다. 그는 이번 사업을 지켜보면서 공공의료의 새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전한다. "한의와 양의, 양쪽을 다 하니까 하나로 아우를 수 있었어요. 예컨대 양의에서도 체질 이야기는 하지만 사상의학처럼 4개(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로 정확히 구분하지는 않거든요." 일반적인 대사증후군 검사 등에 한의학의 개념이 접목되면서, 가려야 할 음식 등 보다 정확한 예방책을 제시하는 게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