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에 미래가 있다>⑩`국산 신약의 변신은 무죄`

by천승현 기자
2011.04.20 14:25:00

[창간기획 코리아 3.0 : 9부]
출시된 신약들 새로운 적응증 추가로 시장성 확대
동아·일양·유한 등 국산신약 업그레이드 도전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국산신약은 지금까지 총 15개가 허가를 받았지만 아직까지 세계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제품은 없다. 하지만 상당수 제품들이 국산신약이라는 타이틀 획득에만 머물지 않고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끊임없는 변신 작업을 하고 있다.



동아제약(000640)은 지난 2005년 발매한 발기부전치료 신약 `자이데나`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최초 발기부전치료제로 허가받았지만 전립선비대에 의한 하부요로증상, 폐동맥 고혈압 및 간문맥압 항진증치료제로의 개발에 착수했다.

우선 자이데나는 전립선비대증 동물모델에서 유효성을 나타내 지난 2007년 국내특허 등록을 완료한 상태며 미국, 유럽 및 일본 등에서 특허심사가 진행중이다.

최근 국내에서 수행된 발기부전과 전립선비대증을 동시에 가진 환자들을 대상을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자이데나를 12주간 꾸준하게 복용한 결과, 자이데나 투약군에서 위약 대조군 대비 유의성 있는 증상개선이 확인됐다. 올해 미국과 한국에서 적정용량을 탐색하는 임상2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유럽진출도 타진할 계획이다.

자이데나는 폐동맥고혈압 치료제의 가능성도 확인중에 있다.

폐동맥고혈압은 심장에서 폐로 혈액을 운반하는 폐동맥에 문제가 생겨서 혈관벽이 두꺼워지고 폐동맥압이 상승, 우측 심부전을 야기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현재 자이데나와 같은 작용기전을 나타내는 `실데나필`과 `타다라필`이 개발돼 사용되고 있지만 하루에 3번 복용하거나 두통과 근육통 부작용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자이데나는 1일1회 복용이 가능하며 시각장애, 근육통 등의 부작용이 개선돼 유용한 치료제가 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국내와 미국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2상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다.

자이데나는 간세포가 손상을 받아 죽고 다시 재생되는 과정에서 문맥의 혈압이 상승하는 간문맥압 항진증의 효능 입증 작업을 진행중이다. 독일의 소화기질환 전문회사인 Dr.Falk사에서 현재 독일과 리투아니아 등 환자들을 대상으로 2상임상이 진행중이다.

바이러스 간염과 알코올성 간염에 의한 간경변 및 간문맥압 항진증은 전세계적으로 꾸준한 증가세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자이데나의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되면 획기적 치료제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자이데나는 만성심부전과 만성폐쇄성폐질환과 같은 만성질환에 대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산신약 14호인 일양약품(007570)의 `놀텍`도 시장영역 확대를 위해 중요한 변신을 앞두고 있다. 놀텍은 허가전 임상시험을 통해 소화성궤양 및 위역류식도질환에 탁월한 효과를 입증했다.

여기에 국내외 임상을 통해 역류성식도염의 임상3상시험을 진행중이다. 놀텍과 같은 PPI제제의 경우 역류성식도염은 전체 항궤양시장 중 8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타깃 환자가 많다.

지난해 7월부터 전국 20개 종합병원에서 300여평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역류성식도염 임상을 진행한 놀텍은 임상 진행 6개월만에 환자등록을 모두 마쳤다. 이에 따라 일양약품은 임상3상이 최종 마무리 되는대로 곧바로 적응증 추가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일양약품은 연내에 역류성식도염 적응증 추가를 통해 소화성궤양환자 처방 확대는 물론 국내에서 가장 처방빈도가 높은 역류성식도염 시장에 본격 진출, 시장 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일양약품의 이같은 자신감은 미국 및 국내 임상에서 검증된 놀텍의 뛰어난 효과가 배경에 있다.

놀텍의 작용기전은 위산분비의 최종단계인 프로톤펌프를 차단, 위산분비를 억제하고 위내 PH상승을 유지해 소화성궤양 및 위역류식도질환을 치료한다.

놀택은 임상시험 결과 기존 PPI제제중 탁월한 효과와 낮은 재발률, 야간 가슴쓰림 개선 및 낮은 약물 상호작용을 입증했다. 1일1회 복용으로 지속적인 위산억제 효과를 보였으며 가슴이 타는 듯한 열작감 증상 완화도 다른 약물보다 효과적으로 나타났다.

또 헬레코박터파이로리 양성환자 위궤양 치료율이 높고 궤양크기 감소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특징을 기반으로 놀텍이 역류성식도염 시장에서도 장점을 충분히 발휘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일양약품은 놀텍의 역류성식도염 이외에도 항혈전제로 사용되는 `클로피도그렐`과의 약물상호작용 임상 및 추가 적응증 확대를 추진하는 등 꾸준히 국산신약 14호의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산신약 9호인 유한양행(000100)의 `레바넥스`도 업그레이드 작업에 한창이다.

레바넥스는 유한양행이 11여년에 걸쳐 500억원의 연구비를 투입, 개발한 신약으로 지난 1994년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한 이래 2007년 위염 및 위·십이지장궤양에 대한 신약허가를 획득했다.

지난 2008년 유한양행은 레바넥스에 대한 중국의 지준사와 라이센스 계약 체결로 국내신약개발능력을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준사는 중국내 임상을 마치고 오는 2012년 발매를 계획하고 있으며, 유한양행은 출시 3년차에 4000만달러의 원료수출 성과를 예상하고 있다.

2009년에는 인도의 캐딜라 헬스케어(자이더스 캐딜라 Zydus Cadila)사와 10년간 레바넥스를 공급하기로 한 라이센스 계약을 성사시켰다. 최근 레바넥스는 인도내 임상3상 시험을 마치고 올해 인도시장에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연간 1000만달러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한양행은 레바넥스를 활용한 복합제 개발 등 꾸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축적된 레바넥스의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 위산펌프길항제(APA)로 개발중이다.

역류성식도염 치료제로 초점을 맞춘 `YH4808`라는 연구를 수행중인데, 유한양행은 이 연구과제의 가치를 인정 받아 2008년 6월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보건의료기술 진흥사업의 지원과제로 선정됐다.

차세대 APA 개발은 2010년 전임상시험을 완료하고, 현재 국내 종합병원에서 임상1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4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YH4808의 임상시험결과를 기반으로 다국적기업에 기술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웅제약(069620)은 지난 2001년 국내 최초 바이오신약인 `이지에프`를 개발했다. 당뇨성 족부궤양 치료제 이지에프는 피부 재상 효과가 탁월해 암환자의 방사선 치료에 의한 구내염과 욕창치료에도 효과가 있다. 이지에프는 현재 방사선 구내염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이 진행중이다.

앞서 대웅제약은 지난해 이지에프의 상처치료 효과를 이용, 지난해 임상시험을 거쳐 상처치료연구인 `새살연고`를 발매한 바 있다.

대웅제약은 이지에프를 항암 및 여성탈모를 위한 양모제, 욕창치료 연고, 화상치료 드레싱 등의 용도로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지난 2007년 국산신약 12호로 허가받고 이듬해 출시한 대원제약(003220)의 소염진통제 `펠루비`도 점차적으로 시장확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펠루비는 `프로드러그` 타입의 약물로 기존 NSAIDs 계열 소염진통제에서 흔히 나타나는 소화기계 부작용을 줄인 점이 특징이다.

대원제약은 골관절염에 대한 최초 적응증으로 펠루비를 시판했으며 지난해 요통에 대한 효능을 추가했다. 현재 류마티스관절염 치료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임상3상시험이 진행중이다.

대원제약은 연내에 류마티스관절염까지 적응증을 확대하고 100억원대 매출이 가능한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펠루비를 육성시킬 계획이다.

이밖에 올해초 출시된 보령제약(003850)의 고혈압신약 `카나브`도 발매와 동시에 업그레이드 작업이 한창이다.

현재 고혈압 치료패턴은 서로 다른 계열의 약물을 조합한 복합제 처방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보령제약은 ARB계열인 카나브을 이용해 이뇨제와의 복합제, CCB계열 고혈압약과의 복합제 개발을 위한 임상에 돌입한 상태다.

단일제로의 시장 공략에 그치지 않고 이미 개발한 약물을 이용한 다양한 복합제 파이프라인도 갖춤으로써 연 매출 1000억원대의 성과를 이뤄내겠다는게 보령제약이 카나브에 거는 기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