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기업강국)(30)`한국의 美를 판다`

by유용무 기자
2009.03.31 14:25:19

화장품·패션, 외국서 프리미엄제품으로 안착
시장분석·제품력·韓流 삼박자

[이데일리 유용무기자] 중국의 경제도시 상하이 팍슨(百盛)백화점 1층. 샤넬·랑콤·에스티로더 등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 사이로 낯익은 '토종 브랜드'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아모레퍼시픽 '라네즈(LANEIGE)'다. 전속모델인 송혜교 사진과 함께 '라네즈' 로고가 선명하다. 매장 안의 열기도 뜨겁다. 한국 화장품에 대한 현지인들의 생각이 어떤지를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이곳에서 거둬들인 매출만 약 6억원. 중국 전체로는 450억원에 이른다.

지난 2002년 9월 중국에 첫선을 보인 라네즈는 진출 5년만에 흑자를 냈다. 현재 중국 내 37개 도시, 142개 백화점에 매장을 두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4~5위권(동북권)이다. 말 그대로 발군의 활약이다.

토종 화장품·패션업체들이 해외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철저한 시장 분석과 우수한 제품력, 그리고 한류(韓流) 덕을 톡톡히 보며 국내 못지 않은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이미 일부 브랜드는 유수의 글로벌 브랜드들과 어깨를 견줄만큼 성장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행보 또한 거침이 없다.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을 넘어 미국·프랑스 등으로까지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미(美)의 사절단'이다. 한국의 미(美)를 전세계에 전파하며 '성공신화'를 써가고 있다.

국내 화장품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090430)은 해외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2015년을 해외사업의 터닝포인트로 정했다. 국내를 넘어 '세계적 화장품기업' 반열에 우뚝서는 시점이기도 하다.

▲ 싱가포르 이세탄백화점 "라네즈" 매장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이 해외시장에서 수확한 매출은 2340억원. 전체 매출이 1조5000억원대인 걸 감안하면, 결코 작지 않은 수치다.
 
앞으로 6년 뒤엔 그 규모가 30%대로 확대된다. 매출로 따지면 1조2000억원 수준이다.

이를 위한 준비작업도 착착 진행중이다. '중국-프랑스-미주'지역을 3대 축으로 하는 글로벌 사업구상을 세워둔 상태며, 2000여개가 넘는 브랜드 매장은 세계 도처에 깔려 있다.

특히, 철저한 시장분석과 현지화를 통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현지인 중심으로 사람을 뽑아 지역 정서를 고려하는 한편, 철저한 사전조사를 통해 현지인의 니즈에 맞는 브랜드를 엄선하고 있다.

'화장품 쌍두마차' LG생활건강(051900)의 행보도 눈에 띈다. 특히 중국과 베트남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수출 첨병'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팔리는 궁중 한방화장품 '후'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른다.
 
현지에선 '명품 화장품' 대접을 받고 있다. 시장 점유율은 말할 것도 없다. 랑콤·에스티로더 등은 적수가 못된다.



중국사업 역시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며 정상궤도에 오르고 있다. 최근엔 '오휘'와 '후'가 현지인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으며 주요 거점지역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 '더페이스샵'도 고군분투중이다. 지난 2004년 해외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후 현재까지 미국·중국·일본 등 19개국 210여개 매장을 운영 중에 있다. 최근에는 해외 홈쇼핑 채널(미국 HSN·일본 QVC 재팬)과 대형 유통업체(미국 월그린스, 대만 왓슨스)에도 진출하며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해외사업에서만 250억원 내외의 매출고를 올렸다.



패션업체들의 해외시장 공략은 사실상 중국 대륙에 정조준돼 있다. 그간 내수시장에 주력해온 탓에 해외는 아직 초기 단계다. 하지만 영토를 확장하겠다는 의지만큼은 확실하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중국 이랜드는 패션업계 해외진출의 '모범답안'과 같다. 지난 1994년 첫발을 뗀 후 매년 두배 가까운 성장을 하고 있다. 올해는 업계 최초 '연간 매출 1조원 시대' 개막을 공언한 상태.

이같은 성공에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직영구조'가 주효했다. 이랜드는 공격 경영의 수위를 더욱 높여 중국 전체 패션산업을 천하통일하겠다는 기세다.

대륙 정벌을 위한 업계 1위 제일모직(001300)의 행보도 눈여겨 볼만하다. 진출 초기부터 고급화 전략을 구사해 중국내 소비 리더층 공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미 빈폴은 상하이 최고급 백화점인 '푸동 팔백반 백화점'에 가장 넓은 매장공간을 확보,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한 상태다.

▲ 상하이 푸동 팔백판 백화점 내 빈폴 매장
제일모직은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적극 나서는 한편,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쪽에 무게를 둔다는 복안이다.
 
특히 중장기적으로 미국·유럽 등 패션 선진국에도 진출, 세계적인 명품과 경쟁하는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도 있다.

LG패션(093050)도 지난 2007년,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를 통해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닻을 올린 상태다. 일부 매장의 경우 현지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타미 힐피거' 매출을 앞서고 있다.

작년 말 현재 25개 매장을 운영 중인데, 오는 2012년까지 매장 수를 150여개 이상 늘린다는 구상이다. 또 중국 현지생산을 늘려 연간 50억~100억원 이상의 순익을 낸다는 목표다.

이밖에 FnC코오롱(001370)의 활약도 기대된다. 효율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상하이와 베이징에 판매법인을 뒀으며, 중국사업을 키우겠다는 장기플랜도 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