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넘어 피지컬 AI로…로봇 ETF 투자지도 넓혔다[ETF언박싱]
by박순엽 기자
2026.05.02 07:30:04
휴머노이드 넘어 자율주행·수술로봇까지 투자
상장일 테라다인·테슬라·아마존 등 상위 편입
액티브 운용으로 비상장 로봇 기업 상장 시 대응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로봇 투자의 무게중심이 휴머노이드에서 ‘피지컬 AI’ 전반으로 이동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이 데이터센터와 소프트웨어 안에 머무르지 않고 자동차, 물류센터, 건설장비, 수술로봇, 스마트글라스 등 현실 세계의 물리적 기기로 확장되면서다. 이런 흐름을 겨냥해 미국 로봇·피지컬 AI 기업에 투자하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나왔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지난달 28일 ‘KoAct 미국로봇피지컬AI액티브’ ETF를 상장했다. 이 상품은 미국 로봇·피지컬 AI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액티브 ETF로, 휴머노이드뿐 아니라 자율주행 모빌리티, 건설장비, 물류 로봇, 스마트글라스 등 물리적 실체를 지닌 AI 플랫폼 전반을 담는 것이 특징이다.
피지컬 AI는 AI가 실제 물리 환경을 인식·판단하고 움직임으로 연결되는 영역이다. 기존 AI 투자가 반도체·클라우드·소프트웨어 중심이었다면, 피지컬 AI는 로봇·자율주행·자동화 장비 등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 산업으로 투자 범위를 넓힌 개념이다. 관련 ETF도 특정 휴머노이드 기업에만 기대기보다 산업 확장성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이 ETF의 비교지수는 ‘iSelect 미국로봇피지컬AI 지수’다. 미국 상장 종목 중 시가총액 3억달러 이상, 평균 거래대금 3000만달러 이상 등 유동성 요건을 충족한 기업을 추린 뒤 피지컬 AI·로봇·휴머노이드·자율주행·AI 반도체 등 관련 키워드로 평가한다. 이후 상위 40개 종목을 편입 대상으로 삼는다.
액티브 ETF라는 점도 특징이다. 비교지수 대비 0.7 이상의 상관계수 요건을 유지하면서도 운용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유연한 종목 선택이 가능하다. 로봇과 피지컬 AI 산업은 기술 변화가 빠르고 주도 기업이 자주 바뀌는 만큼, 지수만 기계적으로 따라가기보다 바텀업 리서치를 통해 종목을 선별하는 구조가 유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아직 증시에 상장되지 않은 Figure AI, Boston Dynamics, Apptronik 등 로봇 기업과 OpenAI, Anthropic 등 AI 모델 기업도 향후 상장 시 비교지수 편입 전이라도 신속하게 편입을 검토할 수 있는 구조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해당 ETF에 대해 “빅테크 기업들보다는 미국 로봇 기업들의 비중을 높여 확실한 테마의 방향성을 추구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편입 비중은 시가총액 50%, 키워드 스코어 50%를 반영해 결정된다. 키워드 스코어 상위 20개 종목은 핵심 유니버스로 분류해 개별 종목 상한을 7%로 두고, 하위 20개 종목은 일반 유니버스로 분류해 상한을 3%로 제한한다. 정기 리밸런싱은 매년 3월, 6월, 9월, 12월 선물옵션 만기일의 차주 첫 영업일에 진행된다. 총보수는 연 0.50%다.
상장일 기준 상위 편입 종목은 테라다인(7.39%), 테슬라(6.77%), 아마존(6.72%), 심보틱(6.42%) 순이었다. 이어 인튜이티브서지컬(5.20%), AMD(5.11%), 서브로보틱스(4.95%), 알파벳(4.33%), 엔비디아(4.12%), 인텔(3.49%)이 이름을 올렸다. 산업 자동화와 자율주행, 수술·배송로봇, AI 반도체까지 피지컬 AI 밸류체인 전반을 담은 구성이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피지컬 AI 시장은 2024년 9억달러에서 2035년 2조달러, 2050년 25조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라며 “주요 AI 기업들이 치열한 기술 경쟁에 돌입한 만큼 빠른 기술 트렌드와 주도 기업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액티브 운용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테마형 ETF인 만큼 변동성에는 유의해야 한다. 피지컬 AI는 성장성이 크지만 상용화 단계와 수익화 속도는 기업별로 차이가 크고, 세부 영역별 규제와 경기 민감도도 다르다. 결국 이 ETF의 성패는 ‘로봇’ 테마를 넘어 AI 확산의 수혜가 실적으로 이어질 기업을 얼마나 선별하느냐에 달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