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진철 기자
2016.06.09 11:07:53
경제개혁연대, 현대·삼성重·대우조선 사업보고서 분석
부실주범 '해양플랜트 부문' 가격변동 내역 공시하지 않아
감독당국 상선부분만 공시된 사업보고서 방기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경영정상화를 위해 자구계획안을 발표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조선3사가 사업보고서에 부실의 주범인 해양플랜트 부문의 가격변동 내역을 전혀 공시하지 않는 등 공시제도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독당국 역시 조선3사의 해양플랜트 부문을 빼고 상선부분만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대해 한 번도 지적하지 않아 관리감독의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9일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조선3사의 분기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사업보고서에서 주요 공시사항의 하나로 ‘주요제품의 가격변동 추이’가 기재돼 있지만 저가수주 문제 거론이 무색할 정도로 최근 5년간의 가격 하락폭은 크지 않았다.
가장 하락폭이 큰 것이 파나막스(PANAMAX) B/C선으로 2011년 $29mil에서 2015년 $25.8mil으로 가격이 하락했으나, 컨테이너선은 2012년 $107mil에서 2015년 $116mil으로 오히려 가격이 상승했다. 삼성중공업(010140)과 현대중공업(009540)의 사업보고서도 가격변동 추이는 보합세일 뿐 큰 폭의 하락이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조선3사 모두 해양플랜트 부문의 가격 변동 내역을 공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가격 변동 내역이 공시된 품목은 모두 조선부문의 상선이기 때문에 가격의 하락폭이 눈에 띄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업공시서식 작성기준에는 ‘해당 사업부문의 수익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제품 또는 서비스의 판매가격에 변동이 있는 경우’ 가격변동 내역을 공시하도록 되어 있다. ‘해양플랜트 부문’은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전체 매출의 47.7%(특수선 포함), 현대중공업의 경우 18.7%, 삼성중공업은 98.9%(조선분야 포함)를 차지하는 주요 사업부문이다.
특히 대우조선은 200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플랜트사업의 비중은 5.6%였으며, 2010년 38.8%(특수선 포함)으로 증가했으나 2000년에서 2015년까지 해양플랜트 부문의 가격변동은 전혀 공시되지 않았다.
경제개혁연대는 “조선산업의 부실이 해양플랜트 부문의 저가수지에 기인한 것이라는 지적이 일반화된 상황에서 감독당국은 조선3사의 사업보고서 공시사항의 적정성 여부를 조사하고 엄중한 조치와 함께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감독당국 관계자는 “해외플랜트는 정형화된 가격비교가 어렵고 사업별 가격편차도 크기 때문에 연도별 비교가 어렵다는 업계의 의견을 반영했기 때문”이라며 “투자설명서에는 위험요소 기재란이 있지만 사업보고서는 별도의 양식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