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철근 기자
2014.02.24 13:20:13
신종균 사장 "시장 미성숙...출시 이르다"
안드로이드·iOS 외 스마트폰 플랫폼 시장 수용 여부 미지수
[바르셀로나(스페인)=이데일리 박철근 기자]새로운 스마트 기기 운영체제(OS) 타이젠을 탑재한 타이젠 스마트폰(타이젠폰)을 보려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4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4’에서 공개가 점쳐졌던 타이젠폰은 이번 전시회에서도 완제품이 모습을 나타내지 않게 됐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와 달리 삼성전자(005930), NTT도코모, 화웨이 등 전 세계 51개 네트워크·단말기 제조업체가 가입한 타이젠연합은 올해 출시를 자신하고 있어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타이젠폰을 만드는 삼성전자는 출시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점을 꼽고 있다. 신종균 삼성전자 정보기술(IT)·모바일(IM) 부문 사장은 2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타이젠폰 출시는 여러 가지가 성숙해지고 갖출 것을 갖춰서 출시돼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IDC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OS 점유율에 따르면 안드로이드(78.1%)와 iOS(17.6%)의 점유율 합계가 95.7%에 이른다.
업계 한 관계자는 “5%도 채 되지 않는 시장에 새로운 플랫폼이 안착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점이 타이젠 진영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타이젠폰 출시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NTT도코모가 소극적인 태도로 변한 것도 타이젠폰 출시가 미뤄지는 하나의 이유로 꼽힌다.
23일 열린 타이젠 리셉션에 참가한 NTT도코모의 한 임원은 “지난달에 타이젠폰 출시를 미룬 것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타이젠폰이 출시돼도 판로모색에 어려움이 예상됐으며 앞으로 사업 환경을 면밀히 살펴보고 출시를 고려하겠다”고 말해 타이젠폰 출시가 쉽지 않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타이젠의 미래에 관해서는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가 타이젠 기반의 웨어러블 기기인 ‘삼성 기어2’와 ‘삼성 기어2 네오’를 선보이면서 타이젠 OS의 우수성을 알리는 첨병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영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마케팅팀장은 “타이젠은 스마트폰만을 위한 OS는 아니다”라며 안드로이드 제품군을 대표하는 브랜드 ‘갤럭시’처럼 타이젠을 대표하는 메가 브랜드를 정하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개방형 멀티 플랫폼인 타이젠을 탑재한 삼성 기어2를 통해 향후 웨어러블 기기와 가전제품, 자동차 등을 연동해 차원이 다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게 됐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ZTE도 타이젠 OS를 적용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타이젠 확산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한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무도 “출시 국가와 정확한 시기를 말하기 어렵지만 연내 스마트폰과 TV 등 가전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