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어려운 경기불구 내년 균형재정 목표 고수

by김보리 기자
2012.09.05 14:54:56

재정부, 2012∼2016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성장률 악화로 세입전망 어려워져

[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정부가 내년 균형재정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재확인했다. 이렇게 되면 재정수지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다시 돌아가는 셈이다. 다만, 올해와 내년 국세 수입은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돼, 일각에서는 정부의 균형재정 목표가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5일 기획재정부가 국회 기획재정위에 보고한 ‘2012∼2016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수립방향’에 따르면 정부는 2013년 균형 재정 달성 계획을 유지키로 했다. 국가채무 역시 당초 예상인 오는 2015년 GDP(국내총생산)의 27.9%로 30% 이내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수지(관리대상수지) 적자도 올해 -1.1%에서 내년에는 0%로 줄어든다는 일정도 여전히 유효하다. 관리대상수지는 내년도 균형재정을 달성한 이후, 2014년 소폭이지만 0.2%, 2015년에는 0.3% 흑자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예상에도 재정 관리의 기본이 되는 세수 전망에는 빨간 불이 켜졌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돼 세수 전망이 악화된 것. 정부가 예상하는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3.3%, 내년 4.3%로 전망했지만, 실제 성장률은 이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세외수입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산업은행 금융지주 민영화 등이 무산돼 정부 보유주식 매각 수입은 감소한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국공유 부동산 매각가치도 하락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세수 수입 감소를 비과세 감면 대상을 줄이고 일몰제를 엄격히 시행해 이 공백을 보완해 보겠다는 계획이다. 세종시와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기관의 청사도 매각해 세외수입에 넣는다고 덧붙였다.

세입은 빡빡해졌지만, 쓸 돈은 더욱 많아졌다. 올해부터 2016년까지의 중기 지출 요구는 당초 계획보다 126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계획상 총지출 증가율 4.8%를 크게 상회하는 7.2%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로 인한 연금제도 등 의무 지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어려운 여건을 감안해 나랏돈을 써야 하는 법률안을 내놓을 때는 국회나 관계부처가 재정부와 실질적인 사전 협의를 강화한다. 각 부처가 신규로 써야 할 예산이 생길 때 정확한 비용 추계와 재원조달 방안도 함께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공적연금, 건강보험 등 주요 의무지출도 중장기 전망을 통해 모니터링 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