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료 살릴 묘수 계약형 필수의사제 도입(상보)

by이지현 기자
2024.03.14 11:23:30

지역의료 살릴 재정·인적 자원 활용 계획 총 망라
맞춤형 지역수가 도입 지역의료발전기금 신설 검토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정부가 벼랑 끝으로 내몰린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 ‘계약형 필수의사제’를 도입한다. 아울러 지역 의료이용과 공급을 분석한 ‘의료지도’, 맞춤형 지역 수가도 마련한다.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역 의료기관이 우수한 의료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계약형 필수의사제를 도입 추진한다고 밝혔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
현재 지역에는 의사가 부족해, 교수 연봉의 두 배 이상을 주어도 의사를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대학과 지자체, 학생의 3자 계약 하에 장학금과 수련비용 지원, 교수 채용 할당, 정주 여건 지원 등을 조건으로 지역의료기관에서 장기근무를 하는 모형의 계약형 필수의사제를 도입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지역 의료 인력 육성 방안은 정부뿐 아니라 지자체, 대학 등과도 함께 협력해 추진하겠는 방침이다.

아울러 지역인재 전형 비율을 현행 40%에서 대폭 확대해 새로 증원된 신규 인력의 경우 지역 의료기관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하면 지역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비율이 높아진 일본 사례를 감안한 것이다.

의대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 지역·필수의료 교육 내용을 강화한다. 그 일환으로 의대생 실습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해 지역 의료에 대한 수련과 실습을 지원한다. 이 사업은 2021년부터 복지부에서 방학을 맞은 의대생에게 필수의료 실습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이다. 의대생은 여름, 겨울 방학 동안 수련지정병원 등 공모 기관에서 2주간 필수의료 실습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외상, 소아심장, 감염, 신경외과, 공공, 일차의료 등 6개 필수의료 분야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지역 필수의료 실습 프로그램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지역의 의료이용과 공급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의료 정책의 기본 틀로 활용하기 위한 ‘의료 지도’를 마련 중이다. 인구, 소득, 고령화 등 의료 수요와 의료진 확보 가능성 등 의료 공급 요소를 종합적으로 지표화해, 지역수가와 각종 의료기준, 평가에 반영해 서울과 지역의 균형적인 의료발전을 도모하려는 것이다. 관련 연구는 내달부터 진행하며, 하반기부터 정책에 적용할 방침이다.

지역에 대한 투자도 강화한다. 지역 간 의료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의료 지도를 기반으로 ‘맞춤형 지역 수가’를 도입한다. 분만 분야에는 올해부터 지역수가를 적용하고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상근하고, 분만실이 있는 모든 의료기관에 분만 건당 55만원의 안전정책수가와 함께, 특별시·광역시 등 대도시를 제외한 분만의료기관에는 지역수가 55만원을 추가로 지급하고 있다.

지역의료발전기금의 신설도 검토한다. 일본의 경우 2014년부터 ‘지역의료개호 종합 확보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소비세의 증가분을 주요 재원으로 해 1조6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지역의료 인력과 재가 서비스 확충에 활용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사례를 참고하여 도입방안을 마련하고, 재정 당국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지역의 근무를 강제하기 보다 지역의 역량 있는 병원의 좋은 전문의 일자리 비전을 제시해 자발적인 선택이 확산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