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축물량 풀고 할인행사…부쩍 뛴 농산물 가격 낮춘다

by이명철 기자
2020.08.13 10:30:00

비경 중대본, 농축산물 가격동향 점검·대응방안 논의
채소류 작황 악화로 가격 강세, 쌀값도 수요 증가로↑
정부·농협 물량 배출로 수급 안정, 병해충 방지도 지원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사상 최악 수준의 집중호우 피해로 농축산물 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는 기상 여건 악화에 따른 출하량 감소에 대비해 비축해놓은 물량을 탄력 방출하고 대형마트 중심 할인 행사를 통해 물가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지나 7일 충북 충주시 소태면 남한강변 농경지가 물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제공


13일 열린 제13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는 최근 농축산물 가격 동향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집중 호우로 농경지 침수 면적은 2만6678ha에 달한다. 약 8070만평의 농경지가 물에 잠긴 것이다.

벼(2만2293ha), 채소(1597ha), 밭작물(957ha), 논콩(792ha), 과수(341ha) 등이 피해를 입었다. 961ha의 농경지는 유실·매몰됐고 낙과 피해도 105ha에서 발생했다.

이번 피해 면적은 벼 재배면적(73만ha)의 3%, 채소 등 원예작물 재배면적(44만ha)의 1% 수준이다. 가축도 183만마리가 폐사했다.

호우 피해와 일조량 부족 등 작황 악화로 농축산물 가격은 뚜렷한 상승세다. 농축산물 도매가격 지수는 1월 104.4에서 7월 114.7까지 10포인트 이상 올랐다.

쌀의 경우 가정용 소비가 증가하며 5일 기준 산지가격이 19만1356원(80kg당)으로 평년대비 19.8% 높은 수준이다. 8월 상순 감자 도매가격도 평년대비 14.5% 높은 2만7168원(20kg당)선이다.

채소류는 기상 여건에 따른 작황 변동이 큰 특성상 가격이 강세다. 배추 도매가격은 8월 상순 4113원(포기당)으로 평년보다 33% 가량 뛰었다. 무 도매가격은 8월 상순 1276원(개당) 평년대비 8% 낮지만 전년보다는 84%나 급등했다.

상추와 애호박의 8월 상순 도매가격은 kg당 각 1만4170원, 4539원으로 평년보다 59%, 73%씩 올랐다. 침수 피해와 일조량 부족에 따른 생육부진으로 출하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작년산 저장 과일인 사과는 8월 상순 10kg당 도매가격이 3만6985원으로 평년보다 39% 높다. 반면 제철 햇과일인 복숭아는 강우에 따른 당도 저하 등 품위 하락으로 평년보다 9% 가량 낮은 1만2204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수확기 쌀값은 민간 재고 감소 등으로 강보합세를 나타내겠지만 감자는 이달 중순 고랭지 감자 출하가 본격화되면 가격이 안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배추도 9월 재배면적이 늘면서 김장배추 수급은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시설채소는 8월 하순까지 가격 강세가 예상되지만 기상여건이 나아지면 2~3주 후 가격이 안정화를 나타낼 전망이다. 사과는 올해산 출하량 감소로 가격이 오르겠고 복숭아·포도는 장마 후 가격을 회복할 것으로 봤다.

쇠고기의 경우 가정 소비가 늘면서 8월 상순 도매가격이 2만925원(kg당)으로 평년보다 16% 올랐다.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지난달까지 강세를 보이다 8월 상둔 4364원(kg당)으로 평년대비 7% 낮은 수준이다. 닭고기는 도축량이 늘면서 같은기간 도매가격이 832원(kg당)으로 평년보다 40% 내렸다. 앞으로도 축산물은 사육마릿수 증가로 안정적인 수급을 유지할 전망이다.

홍남기(왼쪽 첫번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3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정부는 농축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우선 장마 후 고온다습한 기상 여건 시 발생이 증가하는 병충해에 대비 2차 피해 방지를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농협·들녘경영체가 보유 광역살포기·드론·헬기 등 방제 장비를 총동원해 병해충 집중 방제를 실시한다. 농가에 약제·영양제는 30~50% 할인 공급하고 시·군 농업 기술센터 등을 활용한 방제 지도와 방제 실적 정보도 파악하며 대응한다.

정부와 농협이 비축한 물량과 계약재배 물량 등을 적기 방출해 가격도 안정화할 방침이다.

배추·무는 수급 상황에 따라 정부 비축물량과 농협 출하조절시설 비축물량 등을 탄력 방출한다. 현재 정부 비축물량은 배추가 3100t, 무 1500t이고 농협은 배추 2600t을 비축하고 있다.

애호박·오이·가지 등은 조기정식(모종을 옮기는 것)과 생산 회복을 지원하고 농협계약재배 물량(호박 1만7700t, 오이 1만2900t, 가지 2900t) 조기 출하를 추진한다.

장마로 가격이 급등한 상추·열무·오이 등 시설채소 중심으로 대형마트 등 할인 행사도 추진한다.

농협은 13~23일 전국 하나로마트 2300곳에서 호우 피해 농산물 팔아주기 특별 할인 판매를 실시한다. 대형마트는 주요 엽채류 20%(최대 1만원) 할인쿠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참여 ㅇ버체는 이마트(139480)·홈플러스·롯데마트·농협하나로유통·GS리테일 등이다.

농산물 수급안정 비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응에도 나선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농림축산식품부 중심으로 농산물 수급안정 비상TF를 구성해 주요 채소류 생육·수급상황, 산지동향, 가격동향 등을 일일점검하면서 긴급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