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정교과서 '친북·친일 프레임'으로 여론전

by강신우 기자
2015.10.14 11:37:17

與 “주체사상 옹호표현, 우리 아이들이 왜 이런거 배워야 하나”
野 “우리 아이들에게 친일파·독재자 가치관 가르칠 수 없다”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놓고 정쟁(政爭)이 점입가경이다. 여야는 각각 ‘친북’, ‘친일’ 프레임을 걸고 여론전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올바른 역사교과서 만들기’라는 명분으로 학생들이 좌 편향된 역사관 교육을 절대 받게 해선 안 된다고 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친일파·독재자들의 가치관을 올바른 역사라 할 수 없다고 맞섰다. 서로 ‘아이들’을 잡고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정부가 올바른 역사교과서 만들기에 나선 것은 우리 미래 세대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주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며 “공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이 편향된 역사관 교육을 받게 해선 절대 안 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일부 역사교과서의 ‘만경대는 혁명 사적지’ ‘주체사상탑 내에 대리석과 옥돌이 벽면을 장식’ 등의 내용을 들어 “주체사상을 옹호하는 표현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 아이들이 왜 이런 것을 배워야 하느냐”고 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야당은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근거 없이 친일·유신교과서 등 시대착오적 단어로 흠집을 내고 있다”며 “좌 편향된 교과서를 바로잡아 청소년에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헌법 정신과 객관적 역사를 사실 그대로 가르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새정치연합은 국정 교과서를 친일·독재 교과서 만들기로 몰아세웠다.

문재인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올바른역사’를 말했다”면서 “친일·독재가 올바른 역사일 수 없다. 우리 아이들에게 친일파·독재자들의 가치관을 올바른 역사라며 가르칠 수 없다”고 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박근혜정권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통한 ‘역사쿠데타’에 성공한다면 김구·안중근 선생은 테러리스트가 된다. 독립투사들은 정치단체로 격하될 것이고 이완용 등 을사오적은 근대화의 선각자로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역사쿠데타는 우리 아이들의 정신을 좀먹고 종국에는 나라를 망하게 할 것”이라며 “역사쿠데타가 성공한다면 누가 국란에 몸을 던지겠느냐. 이것이 싸움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