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D램 바닥 찍었다…완만한 회복 기대"

by서영지 기자
2011.03.30 12:40:20

"D램 시황 저점 지나…낸드도 하반기 우호적"
"일본 지진, 단기적으로 큰 영향 없다"

[이데일리 서영지 기자] 권오철 하이닉스반도체(000660) 대표이사 사장이 D램 반도체 시황에 대해 완만한 회복기로 들어왔다고 평가했다.
 
이미 D램 가격이 바닥을 찍은 만큼 상승세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권 사장은 30일 경기 이천공장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계절적 영향 등을 고려했을 때 D램 시황의 저점이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낸드플래시 시황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권 사장은 "일본 지진 피해 여파로 낸드플래시 가격이 올라가고 있어 하반기에는 우호적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 실적에 대해 권 사장은 "메모리 반도체의 생산과 수량은 늘어나겠지만 가격 변동 압력이 있는 상태"라며 "매출 측면에서는 전분기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지진 피해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큰 영향이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권 사장은 "당장은 큰 영향이 없다"며 "실리콘 웨이퍼 공급 업체 일부가 지진 피해 지역에 있지만, 다른 웨이퍼 공급 업체도 있고 안전 재고도 있어서 상당 기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장비 업체가 지진 피해 지역에 있어서 일부 장비 납기가 지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45일 수준 이상의 웨이퍼 안전 재고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시장에 60% 이상 웨이퍼를 공급하는 업체 중 문제 지역에 20%가 있는데, 아직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일본 대지진으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물량 공급이 늘었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할 수 없지만 일본에 대한 공급 의존도가 높은 회사들은 경각심을 가질 것"이라며 "구매선 다변화에 대한 관심과 의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업체보다 일본 부품 소재에 의존도가 높은 일본 반도체 업체와 일본과 제휴한 대만 반도체 업체들은 지진 사태가 장기화하면 영향을 더 많이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도 대만 일부 업체의 적자가 큰 상황에서 지금 상황이 계속되면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권 사장은 "이러한 상황에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도 있겠지만 하이닉스 속도대로 장기적· 점진적으로 점유율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차입금 감축에 대해서는 "절대적 숫자에 집착할 이유는 없지만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애초 밝혔던 부채 6000억원 감축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총부채(5조원)가 지난해 에비타(EBITDA) 6조원 이하 수준까지 내려와 필요하다면 추가 부채 감축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