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먼저 맞았던 하나로, `읽어버린 40일` 되찾나

by박지환 기자
2008.08.25 17:06:13

하나로텔, 잃어버린 40일 만회에 총력
KT, LG파워콤 결합상품으로 가입자 이탈방지
MSO, 가입자 모집에 적극 활용

[이데일리 박지환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KT(030200)와 LG파워콤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개인정보 유용 건에 대해 영업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에 따라 향후 통신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5일 전체회의를 열어 KT와 LG파워콤의 가입자 개인정보 유용에 대해 각각 30일과 25일간의 영업정지를 의결했다. 40일간의 영업정지를 당한 하나로텔레콤보다 가볍기는 하지만, 이 역시 중징계에 해당돼 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는 않을 전망이다.

KT와 LG파워콤은 각각의 영업정지기간 동안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신규 모집 업무가 정지된다. 하지만 초고속 인터넷을 제외한 유선전화, IPTV 서비스 등에서 신규 가입자 모집은 지속된다. 또 기존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가 다른 서비스에 가입하는 결합 상품 모집도 가능해진다.

하지만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간단치 않다.

초고속 인터넷이 유무선통신 서비스와 방송서비스를 묶는 결합상품의 핵심이고, 하나로텔레콤과 복수종합유선방송사(MSO)들이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지난 7~8월에 걸쳐 40일 간 영업이 중지된 하나로텔레콤은 이번 기회를 이용해 모회사인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서비스와 초고속 인터넷, 유선전화 및 VoIP 전화를 결합한 상품 판매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이 기회를 제대로 활용할 경우, 영업정지로 잃어버린 40일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9월과 10월 초고속 인터넷 시장의 가입자 규모가 7월과 8월에 비해 줄었다는 상황을 고려할 때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KT와 LG파워콤은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모집이 불가능해지는 만큼 가입자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때문에 두 회사는 기존 가입자를 이동전화 및 유선전화 등과 하나로 묶는 결합상품에 가입토록 유도, 이탈방지에 역량을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도 KT와 LG파워콤의 영업정지 기회를 적극 활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특히 MSO의 대다수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일부 MSO의 경우 VoIP까지 제공하는 만큼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해 가입자 불리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KT와 LG파워콤의 영업정지로 경쟁업체인 하나로텔레콤과 MSO들이 가입자 모집에 적극적으로 나서겠지만 이미 초고속 인터넷 시장이 포화여서 급격한 가입자 증가보다는 경쟁사 고객 빼오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