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학선 기자
2005.07.29 16:58:50
[이데일리 이학선기자] 채권금리가 29일 좁은 박스권을 횡보했다. 주가상승과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감 등이 채권매수를 주저하게 만들었으나 심리적 지지선인 지표금리 4.25%를 뚫지는 못했다. 7월 최종거래일을 맞아 참가자들은 관망세로 하루를 보냈다.
종합주가지수가 1110선까지 뛰어넘자 채권매수심리가 위축됐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채권매도에 나서는 곳은 많지 않았다. 지표금리가 콜금리보다 1.00%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저항선을 형성하고 있어 이를 무너뜨리기도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참가자들은 금리 방향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먼저 움직이자니 손실이 확대될까 두렵고 가만있자니 늦게 대응하다 혼자 당할까 걱정스러운 것이다.
여기에 그동안 금리 우호적이었던 수급 여건도 흔들리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태다.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된다면 적자국채가 발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음달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개최 등 굵직한 변수가 기다리고 있는 점도 투자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날 장외시장에서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5-1호 수익률은 전날보다 1bp 높은 4.22%를 기록했다. 하루 종일 4.21~4.23%에서 움직인 뒤 장 마감 뒤에는 4.23%에서 선네고 거래가 체결됐다.
국고채 5년물 5-2호는 1bp 높은 4.54%에서 거래를 마친 뒤 4.55%에서 선네고 거래가 이뤄졌다. 국고채 10년물 4-6호는 1bp 높은 5.02%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장내시장에서는 6200억원 정도가 거래됐다. 국고5-1호가 4400억원으로 손바뀜이 가장 많았다. 나머지 종목은 거래대금이 1000억원을 넘지 못했다.
증권업협회가 고시한 최종호가수익률은 국고채 3년물이 1bp 상승한 4.23%였다. 국고채 5년물은 2bp 오른 4.55%, 국고채 10년물은 보합인 5.02%를 기록했다.
통안증권 364일물과 통안증권 2년물은 각각 보합인 3.78%, 4.17%였다. 3년만기 무보증 회사채 AA-와 BBB-는 각각 1bp 상승한 4.63%, 8.61%로 고시됐다.
3년만기 국채선물 9월물은 보합인 109.94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변동폭은 5틱에 불과했다. 거래량은 3만1668계약. 변동폭은 5틱에 불과했다. 은행이 333계약 순매수, 투신이 3837계약 순매도했다.
채권금리 보합권에 머물렀지만 4.25%의 지지력을 확신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참가자들은 무엇보다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요 재료가 드러나 악재 영향력이 전보다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지만 선뜻 매수에 나서지 않는 것은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등 여러 불확실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반기 추경편성에 따른 적자국채 발행 가능성도 매수심리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시중은행 채권운용 담당자는 "가격메리트보다는 앞으로의 불확실성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특별한 호재가 나오기 전까지 분위기 반전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다음주에도 위험관리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회복 기대를 꺾을 만한 재료가 나오지 않는 한 보수적 대응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주가가 올라 펀더멘털 전망이 흔들리고 추가적인 금리인상 가능성도 있다"며 "추경 때문에 수급마저 불안해지면서 채권시장이 벼랑끝에 매달려 있는 형국"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그러나 여기서 20~50bp 정도 밀리면 그 정도가 바닥이 아닐까 생각된다"며 "그 정도라면 한 차례의 금리인상까지 반영한 정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기 대우증권 연구원은 "4.25% 지지에 대한 기대로 소폭의 안정세를 예상해볼 수도 있지만 지금은 하반기 내수회복 기대를 꺾을 만한 재료가 부족한 상황이고 주가상승에 대한 부담도 남아있다"며 "당분간 시장 흐름에 순응하며 관리모드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