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시황)빛바랜 금리약효로 하향세..새 모멘텀 필요

by김기성 기자
2001.05.16 18:06:20

[edaily] 16일 증시는 "빛바랜 재료"를 뒤로 한 채 "새로운 모멘텀"을 기다리는 흐름을 펼쳤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시장의 예상대로 50bp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그동안의 불안감을 해소한 "노출된 재료"에 불과했다. 이에 시장은 오전장 중반까지 방향성없는 보합권 등락을 거듭하다 후장중반 이후 투기적인 외국인의 선물매매에 영향을 받아 하락폭을 키웠다. 이처럼 크지 않은 쇼크(외국인의 투기매매)가 시장 전체를 짧은 시간내에 흔들 수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당초 예견됐던 미국의 금리인하 이후 모멘텀 공백상태를 모두 염려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나스닥선물이 장중내내 하락세를 보인 것도 이같은 우려를 더욱 부채질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증시는 어느정도의 하방경직성를 유지하면서 당분간 조정의 과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달러대비 원화환율도 다양한 달러공급요인이 부각되면서 환율하락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였지만 엔화약세라는 외풍이 돌발변수로 등장하면서 상승세로 마감했다. 채권수익률이 여러가지 악조건을 뚫고 오랜만에 하락세를 나타냈다.(채권가격 상승) 국고3년물은 전날보다 4p 내린 6.61%, 국고5년물은 1bp 내린 7.29%를 기록했다. ◇주식시장 = 거래소시장이 선반영된 미국 금리인하 재료와 무관하게 관망세를 보이다 막판 블루칩과 금융주 중심으로 차익매물이 쏟아지면서 약세를 보였다. 소외됐던 저가 대형주와 일부 소형주는 틈새시장을 형성하며 강세를 보였고 지수는 20일선을 간신히 지켜내며 570선으로 밀렸다. 거래소시장에서는 매매주체별로 방향성없이 매수와 매도를 넘나든 끝에 막판 기관 매물로 지수 하락압력이 커졌다. 외국인과 개인의 매수로는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강후약" 장세를 보이며 결국 전날보다 8.90포인트 떨어진 572.40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기 소외됐던 저가 대형주들이 오랜만에 빛을 발했다. 대한항공은 전날보다 600% 이상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주가도 4.57% 상승했다. LG전자와 대한전선 LG전선 풍산도 일제히 강세를 유지하면서 최근 4~6일간 상승세를 이어갔다. 또 일부 소형주의 강세도 두드러졌다. 이지닷컴 삼익건설 셰프라인 두레에어 한국화장품 영풍산업 코미트금고 라미화장품 고려산업개발 해태유통 건영 해동금고 등 주가 5000원 미만의 저가주들이 일제히 가격 제한폭까지 급등했다. 반면 금리인하 수혜주로 꼽히던 금융주는 오전중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막판 매물로 인해 약세 반전됐다. 은행주는 사흘만에 약세로 돌아섰고 증권주는 사흘째 하락했다. 전날 초강세를 보였던 외환은행은 2% 이상 하락했고 한미은행과 삼성증권을 제외한 대부분 증권/은행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매매주체별로는 개인, 외국인의 매수와 기관의 매도가 맞섰지만 매수와 매도가 지속적으로 뒤바뀌는 양상이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60억원, 126억원 어치 매수 우위를 보였고 기관만 홀로 384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프로그램매도는 750억원, 매수는 521억원 어치를 각각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은 미국 연준리가 예상대로 50bp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이미 주가에 반영된 탓인 지 코스닥시장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코스닥시장은 나스닥선물 약세 등의 영향으로 이틀째 하락했다. 하지만 80선을 지켜내면서 하방경직성을 확인했다. 이날 개인과 기관은 각각 72억원, 67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지수하락을 부추겼으나 외국인이 126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하면서 낙폭을 저지했다. 종합지수는 전일보다 1.36포인트 하락한 80.12포인트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투신은 각각 126억원, 57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한통프리텔 국민카드 한통엠닷컴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보합권을 유지했으며 LG텔레콤은 9.03% 하락했다. 이날 HOT해체 소식으로 사흘간 떨어졌던 에스엠이 반등에 성공,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것을 비롯해 대영에이브이와 예당도 상한가 대열에 동참하고 YBM서울도 9.14% 상승하는 등 음반주들이 강세를 나타냈다. 환경비젼21은 151주 거래되며 등록이후 5일째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세아메탈은 초반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10.97% 오른 2630원으로 마감했다. 유상증자를 앞둔 세원텔레콤도 유럽과 중국업체와의 제품 공급계약설이 돌면서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한편 금융업종은 명암이 엇갈려 경남리스와 신민금고는 상한가를 기록한 반면 주은리스와 외환리스는 하한가로 마감했다. 외자유치가 결렬된 서능상사는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다. 선물시장이 투기적인 매도세력이 막판 힘을 발휘하며 "전강후약" 장세를 뚜렷하게 연출했다. 선물지수도 1.8% 이상 하락하면서 71선에 간신히 턱걸이했지만 20일선을 하향 이탈했다.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오전중 대규모 순매수 포지션을 오후에 청산하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했고 개인도 이에 동참했다. 선물 최근월물인 6월물 지수는 전날보다 1.35포인트(1.87%) 떨어진 71.00으로 장을 마감했다. 시장 베이시스는 막판 백워데이션을 확대하면서 종가 기준으로 베이시스는 -0.46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날 외국인은 오전과 오후 정반대 포지션을 구축하면서 총 298계약 소폭 매수 우위를 보였다. 또 투신과 증권도 각각 857계약, 689계약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개인만 홀로 661계약 순매도했다. 코스닥50 지수선물은 현물시장과 코스피선물 등의 영향으로 급락했다. 코스닥선물 최근 6월물은 전일대비 3.45포인트(3.57%) 하락한 93.15로 마감되며 그동안 지지선 역할을 해왔던 5일선(95.93)을 단숨에 뚫고 내려갔다. 이같은 급락은 미국의 50bp 금리인하가 이미 노출된 재료라는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오전장만 해도 코스피선물시장에서 3000계약 이상의 순매수 포지션을 취했던 외국인이 후장들어 순매수 포지션을 크게 줄인데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 나스닥선물이 장중내내 하락세를 지속했다는 점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날 전장 만해도 코스닥선물은 현물시장을 따라 상승세를 유지했다. 노출된 재료라는 인식과 더불어 불안감이 해소됐다는 분위기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후들어 외국인이 코스피선물시장에서 순매수 규모를 급격하게 줄이자 현물시장과 함께 급락세를 탔다. 특히 미래의 주가를 반영하는 선물의 하락세가 현물시장 보다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최근 감소추세를 보였던 시장베이시스는 -3.90포인트로 다소 확대됐다. 거래량은 898계약으로 여전히 부진했다. ◇외환시장 = 최근 외환시장이 외국인 직접투자자금 등 다양한 달러공급요인이 부각되면서 환율하락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였지만 엔화약세라는 외풍이 돌발변수로 등장했다. 달러/원 환율은 124엔선을 넘보는 엔화약세의 영향을 받아 줄곧 오름세를 지키며 전날보다 5.60원 높은 1309.3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 시장이 달러잉여상태로 넘어온데다 수출기업들의 달러공급도 꾸준히 이루어져 물량소화과정을 거치는 가운데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았지만 엔화약세가 시장 분위기를 바꿔놓는 모습이다. 앞으로 엔화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됐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날보다 70전 낮은 1303원으로 거래를 시작, 개장직후 1302.50원으로 밀렸다. 전날밤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 환율이 1308원까지 상승하고 뉴욕시장의 달러/엔이 123.45엔으로 마감하는등 달러강세가 예상됐지만 의외로 개장가가 낮게 형성된 것. 잠시 1302~1303원 범위를 오르내리던 환율은 123.20엔대까지 밀렸던 달러/엔 환율이 123.5엔대로 반등하면서 급격히 상승세로 반전했다. 역외세력이 매수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업체의 결제수요마저 유입되자 환율은 강한 상승탄력을 받았고 달러/엔 환율 마저 123.80엔대까지 치솟자 11시43분쯤 1308원까지 급등했다. 1307.20원에 오후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1시45분쯤 1309원까지 상승한 뒤 곧 차익매물에 밀려 1307원대로 내려앉기도했다. 그러나 2시30분을 넘기면서 기업들의 결제수요가 서서히 유입되면서 오름폭이 커지기 시작, 2시45분쯤엔 1309.80원까지 고점을 넓혔다. 이후 1308~1309원 범위에서 치열한 수급공방을 펼치던 환율은 마감을 앞두고 달러/엔 환율이 다시 강한 오름세를 타자 4시9분쯤 1310.20원까지 급등한 뒤 전날보다 5.60원 높은 1309.3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달러/엔 환율은 장중 124엔대로 잠시 올라서는등 엔화 약세를 보였다. 니케이지수 하락으로 엔화약세에 가속도가 붙는 모습이었지만 124엔대 안착에는 실패하는 모습이다. 이날 엔화약세는 전날까지 국내 외환시장에 남아있던 환율하락 기대심리를 냉각시켰다. 외국인 직접투자(FDI) 자금유입등 달러공급요인을 거론하며 환율하락에 힘을 보태던 세력들도 엔 약세라는 외풍에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달러/엔 환율은 5시9분 현재 123.77엔으로 국내시장 마감이후 조금 떨어졌다. 증시에서 외국인들은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의 금리인하가 국내외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못한 점이 반영됐다. 외국인들은 이날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65억원, 126억원 주식순매수를 기록했다. 환율에 영향을 끼칠 수준은 아니었다. 오전장에는 기업들의 네고물량을 역외세력이 흡수하는 양상이었고 오후들어선 수입업체들의 결제수요도 상당히 유입돼 환율오름세를 이끌었다. 달러수급면에선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룬 상태. ◇채권시장 = 채권수익률이 여러가지 악조건을 뚫고 오랜만에 하락세를 나타냈다.(채권가격 상승) 미국의 금리인하는 시장에 별다른 모멘텀을 주지 못했다. 4월 소비자전망 조사가 4개월 연속 상승한 것도 부담이 됐다. 그러나 국민연금 등 장기투자기관들이 국고5년 등 장기채권을 매수, 시장분위기를 리드하고 국채선물 가격도 대량 거래가 터지며 상승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채권시장에서 국고3년 수익률은 전날보다 4bp(0.04%포인트) 내린 6.61%를 기록했다. 통안2년 수익률은 전날보다 3bp 낮은 6.75%를 기록했다. 국고5년의 경우 지표물인 2001-4호가 전날보다 1bp 내린 7.29%를 기록했다. 경과물인 2000-13호와 2001-2호는 7.45%에 거래됐다. 2001-2호는 전날보다 5bp 떨어졌으며 2000-13호는 국민연금 등 대형기관이 적극적으로 매수,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수익률 낙폭이 크지는 않았지만 만만치 않은 "악재"를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7일 발표될 실업률 지표가 소비자전망과 맞물려 경기회복을 지지할 경우에도 수익률 하락세가 유지될 것인지 주목된다. 한편 변동금리부채권(FRN) 가격이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금리상승기에 매력적인 채권으로 FRN의 가치가 부각되면서 만기 5년짜리 예보채FRN의 프리미엄이 1만원당 140원대에서 150원으로 상승했다. 증권협회가 고시한 최종호가수익률은 국고3년이 전날보다 4p 내린 6.61%, 국고5년은 1bp 내린 7.29%, 통안2년은 4bp 내린 6.76%, 회사채3년 AA-는 1bp 내린 7.83%, BBB-는 1bp 내린 12.46%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