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경탑 기자
2001.04.10 20:00:35
[edaily] LG전자가 10일 오후 이사회를 통해 LG텔레콤의 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텔레콤의 2대주주(24.12%)인 브리티쉬텔레콤(BT)은 증자에 참여할지가 불투명해, 실제 증자규모는 최소 1000억원 안팎에 그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전자는 "텔레콤이 1분기에 508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는 등 텔레콤의 실적이 크게 호전되고 있어 시가보다도 높게 증자에 참여키로 했다"고 밝혔다. LG텔레콤의 10일 종가는 4850원이다.
이에따라 3000억원으로 책정된 LG텔레콤의 이번 유상증자를 위해 LG전자는 오는 20일 28.14%의 지분율에 따라 배정된 817억8000만원을 청약하게 된다.
그러나 또다른 대주주인 브리티시 텔레콤(BT)은 현재까지 증자 참여를 최종 결정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유상증자를 통해 3000억원을 조달하겠다는 텔레콤의 계획은 차질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증자 참여문제를 놓고 LG가 BT측과 접촉했지만 만족할만한 답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BT에 배정된 물량이 실권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LG텔레콤은 지난달 21일, 22일 양일간 실시된 우리사주청약에서 63%의 낮은 청약율을 기록한 바 있다.
한편 텔레콤 증자 참여에 따라 LG의 IMT-2000 동기식 사업 참여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게 됐다.
LG전자측은 "이번 증자 금액을 전액 텔레콤의 부채상환과 IS95C 사업에 활용할 것"이라며 "IMT-2000사업 참여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관련설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증자를 통해 텔레콤의 경영여건을 안정시킴으로써 LG가 IMT-2000 사업 참여를 위해 시간벌기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편 LG텔레콤 IR담당자는 "목표대로 3000억원의 유상증자가 성공하면 증자대금과 1분기 당기순익을 합해 부채비율을 1026%에서 350%대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LG텔레콤은 또 지난해 1조8500억원의 매출에 44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매출 2조2500억원, 당기순이익 16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