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도착한 아프간 조력자들..돼지고기 뺀 도시락으로 식사

by하상렬 기자
2021.08.27 12:40:07

총 76가구 377명…남성 194명·여성 183명 입소
"숙소·식사·치안 등 각 분야 철저히 지원"
상주 법무부·경찰·방역 직원에 격려·당부도
약 8주 간 진천 머물며 정착 교육 예정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한국 정부 활동에 조력한 아프가니스탄인 ‘특별 기여자’ 377명이 27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입소한 가운데, 법무부가 이슬람 식단·24시간 안전 관리 등 이들에 대한 지원책을 발표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 활동을 지원해 온 아프간 현지인 직원 및 배우자 ,미성년 자녀, 부모 등 377명이 지난 26일 오후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해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강성국 법무부 차관은 이날 오후 12시 40분 아프간 특별 기여자와 그 가족들이 임시 생활 시설로 사용하게 될 인재개발원에서 입소자들을 맞이한 뒤, 브리핑을 열고 “아프간 특별 기여자들이 인천공항에서 안전하게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마친 것을 확인하고, 진천으로 함께 이동해 입국 단계부터 시설 입소까지의 진행 상황 전반을 꼼꼼하게 살폈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번에 입소하게 되는 특별 기여자들은 총 76가구 377명(남성 194명·여성 183명)이다. 입소자 중 미성년자가 231명으로 전체의 61%를 차지하며, 만 6세 이하도 110명으로 29%를 차지한다. 총 76가구 중 6인 가구는 24세대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8인 가구도 6세대가 입국했다.

정부는 1~8인 가족 중 반드시 보호자가 필요한 12세 이하의 아동이나 장애가 있는 입소자가 가족과 함께 입실할 수 있도록 3인 또는 4인실을 안배해 배정했다. 아울러 식사 관련해선 이들의 종교를 고려한 식단을 마련했고, 방역관리 차원에서 구내식당을 사용하지 않고 도시락으로 식사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슬람교에서는 돼지와 조류 등의 취식을 금지하고 있다.

또 경찰 1개 기동대와 법무부 직원 14명으로 구성된 안전요원들이 24시간 안전 관리를 실시한다. 인재개발원 외곽은 경찰이, 입소자 숙소는 법무부 직원이 치안을 확보한다.

정부는 특별 기여자들의 인재개발원 생활 기간 동안 법무부 등 직원 40명과 민간 전문 방역 인력 12명 등 총 59명으로 구성된 ‘생활시설운영팀’을 상주시켜 이들을 도울 예정이다.

입소자 방역 관리에도 만전을 기한다. 이를 위해 입소자들을 대상으로 체온 검사를 1일 3회 실시해 코로나19 증상 여부를 수시로 확인하고, 이동을 제한하며 입소 후 7일차에 2차 PCR검사를 실시해 잠복기 및 무증상 확진자 등을 선별한다. 격리 종료 직전에는 3차 PCR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법무부 교정본부 소속 의사 2명, 간호사 3명, 국방부의 군의관과 간호장교 등 총 10명이 24시간 시설에 상주하며 입소자들의 건강을 모니터링한다.



또 입소자 중 영유아가 많은 점을 고려해 이들의 격리가 끝나면 기숙사 내 임시 보육시설을 운영할 계획이다. 입소자들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지원하기 위해 통역인 1명이 시설에 상주하며, 전화 통역이 가능한 통역인 풀(Pool)도 9명을 갖췄다.

이날 강 차관은 브리핑에서 충북 진천·음성군민에 대한 감사의 인사도 전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아프간 입소자들의 아픔을 이웃과 같이 따뜻이 보듬어 주고 보금자리를 나눠준 충북 진천군과 음성군 주민들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강 차관은 특별 기여자들의 2주 격리 기간 동안 시설에 상주할 법무부·경찰·방역 직원들을 격려하며 아프간 입소자들의 적응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아프간 입소자들은 심리 안정이 가장 필요한 상황으로, 따스한 응원이 필요하다”며 “이들이 아프간 현지에서 우리나라를 위해 활동한 만큼 향후 우리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격리 기간 동안 방역 수칙을 철저히 이행하는 등 지역 주민과 입소자 모두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프간 특별 기여자 중 PCR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온 확진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사 결과 360명이 음성, 17명은 판정 값이 경계 선상에 있는 미결정이 나왔다. 법무부는 미결정자를 포함한 377명 전원에 대한 진천 입소를 허가했지만, 미결정자에 대해선 24시간 경과 후 재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들은 이날 오전 8시 31분 임시 격리 시설인 경기 김포시의 한 호텔에서 버스를 타고 인재개발원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6~8주간 이곳에서 머문다. 2주간 격리 뒤 정착 교육을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