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에 면허대여해 수억 챙긴 '유령 건설사' 대표 구속

by고준혁 기자
2016.08.25 10:32:41

무면허 건설업자 102명에 대여·브로커가 과정 중개
警 "불법대여 업계에 만연…수사확대 계획"

서울 금천경찰서가 불법으로 건설업 등록증(면허)을 빌려준 ‘유령 건설회사’ 대표 이모(44)씨로부터 압수한 증거품들. (사진=서울 금천경찰서)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무면허 건설업자들에게 건설업 등록증(면허)을 빌려준 대가로 수억원을 챙긴 ‘유령 건설회사’ 대표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건설현장 521곳에서 면허를 불법 대여한 혐의(건설산업기본법 위반)로 금천구의 한 건설사 대표 이모(44)씨를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같은 혐의로 이씨에게서 면허를 받고 공사를 진행한 무면허 건설업자 윤모(61)씨 등 102명과 이들을 연결시켜 준 브로커 이모(46)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전국 각지의 건설현장에서 건당 100만~300만원을 받고 면허를 대여해 약 2억 7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과거 교도소 복역 때 한 제소자로부터 “건축 면허를 대여해 주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출소 후 지인에게 기술자 자격증을 빌려 건설회사를 세웠다. 이씨는 실제 건설업은 하지 않고 면허만 대여했다.



건설업 면허는 기술자 자격증과 자본금 5억원, 직원 5명 등의 조건을 맞춰 회사를 세우면 정부가 발급해준다.

브로커 이씨의 경우 직원 4명을 고용해 건당 100만~150만원을 받고 불법 면허대여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같은 혐의로 이미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상태에서 이번 범행이 또 발각돼 이번 경찰수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가 건설현장에서 추가로 다른 업자들에게도 면허대여를 대가로 돈을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건축 면허를 불법으로 대여하는 일이 만연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