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압박한 최틀러 "기름값 인상 부담느껴라"(종합)

by안승찬 기자
2011.06.30 14:03:25

내달 7일 이후 기름값 단계적 인상 요구
"기왕에 아름다운 마음..올릴 때도 국민부담 고려"
"전기요금 연동제 연기..골프장 야간조명 금지 유지"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정유사의 석유제품 가격 100원 인상과 관련해 "정유사가 부담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직접적인 압박에 나섰다.

내달 6일로 다가온 국내 정유사의 100원 인하 조치 종료를 앞두고 정유사가 단계적인 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관련기사: 6월23일 "정유사에 기름값 단계적 인상 요청했다"(종합)

최 장관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정유사가) 기왕에 아름다운 마음으로 국민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인하했으니, 인상할 때에도 국민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연착륙시키는 게 좋지 않겠냐"고 말했다.

'아름다운 마음'이라는 수식어를 쓰며 에둘러 표현하긴 했지만, 정유사가 공급가격을 단계적으로 인상하라는 압박인 셈이다.

장관의 발언에 정유사가 부담을 느낄 수 있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최 장관은 오히려 "정유사가 부담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답하며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정유사가 부담을 느껴서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그런 조치를 취했다면 국민을 생각해서 한 아름다운 마음 아니냐"고 강조했다.

최 장관은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합동 브리핑에서도 "국민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연착륙시키는 것이 정유사들이 스스로 국민에게 사랑받은 기업이 되는 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정유사를 겨냥했다.

최 장관은 "정유사가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 국민이 충격을 느끼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정유사와 정부, 국민이 모두 조금씩 노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SK에너지(096770)·GS칼텍스·S-Oil(010950)·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가 지난 4월7일부터 3개월간 시행한 가격인하로 정유사들은 7000억~8000억원의 손실을 보았다. 정유사가 장관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추가적인 부담이 불가피하다.

이와 함께 최 장관은 "전기요금 연동제는 7월부터는 도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내달 중에 전기요금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전기요금 연동제 시행도 내달부터 안 되고 적어도 한달은 유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전기요금 인상 폭에 대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이내로 억제한다는 원칙을 지켜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골프장 야간조명 금지조치를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진 것과 관련해 최 장관은 "골프장 야간조명 금지는 다같이 고통을 분담하자는 차원이기 때문에 특정 부문 하나를 보고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골프장 야간조명 금지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총체적 에너지 줄이자는 뜻이지 그 조치 하나하나가 경제성이 있어서는 한 것은 아니다"면서 "본안 소송의 결과를 예단할 수 없지만, 우리 입장을 충분히 얘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기업 사장 인사와 관련해 최 장관은 "당연히 연임되는 인물이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전력, 가스공사, 석유공사 등 이른바 '빅3' 공기업 중에서도 연임되는 인물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건 말할 수 없다"면서 "연임 문제는 그 기관의 향후 과제와 계속성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최 장관은 "앞으로 공기업 공모과정이 시작된다"면서 "여러 가지 사업의 계속성과 경영실적, 미래과제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합당한 인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최 장관은 "특별한 변동이 없으면 11월 초나 말에는 무역 1조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본다"면서 "무역의 날이 11월30일인데, 그때 무역 1조달러 달성과 관련한 국민보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