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 폭등..새만금에 무슨 일이?
by박성호 기자
2008.04.23 14:58:38
조선소 건립,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개발호재
양도세 피하기 위한 업계약서 횡행
정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검토
[이데일리 박성호기자] "일요일에 쉬어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납니다. 하루에도 투자문의 전화가 20여통 씩 걸려 옵니다."
지난 3월 땅값 상승률이 7.04%를 기록한 전북 군산시. 작년 전체 상승률이 1.3% 남짓이었으니 최근의 급등세는 놀랄 만하다. 땅값이 오르니 사람들이 몰리고 거래 성사도 적지 않은 편이어서 지역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살 맛 난다'고 한다.
군산지역의 최근 상승세는 연이은 개발호재 덕분이다. 작년 초 군산시 회현면 농지 값은 3.3㎡당 4만-5만원 선이었지만 작년 9월께 현대중공업 공장이 착공되면서 상승세에 불이 붙었다. 또 ▲현대중공업 조선소 건립 발표(연초) ▲군산 경제자유구역 공식 지정(3월) ▲이명박 대통령의 새만금 사업 적극 추진 발언(연초) 등이 땅값 상승을 부추겼다.
군산 경제자유구역과 맞닿아 있는 군산시 회현면과 옥구읍의 경우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회현면과 옥구읍은 경제자유구역 개발이 본격화되면 유력한 배후주거지역으로 개발될 전망이어서 돈이 몰리고 있다. 현재 이 지역 농지 값은 3.3㎡당 15만-20만원 선. 관리지역은 이보다 높은 25만-27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1년 전에 비해 5-6배 정도 뛰었다. 군장산업단지 인근의 산북동도 현재 3.3㎡당 19만-2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단기 급등에 대한 우려로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가 주춤한 상태다. 하지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추가 상승여지가 충분하다고 입을 모은다.
군장산업단지 초입에 위치한 군산새만금 공인관계자는 "회현면과 옥구읍 등은 최근에는 땅값 상승이 덜한 편"이라며 "하지만 산업단지에 현대중공업 등 공장이 계속들어서고 인구가 늘기 시작하면 땅값은 다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이 급등하자 시세 차익을 노리고 땅을 매입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하루에도 20여 건 정도 투자 문의가 오고 주말에는 서울 등지에서 주말 평균 4-5팀씩 땅을 보러 들른다는 게 지역 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대부분의 땅 주인들이 이곳 원주민들이어서 거래가 성사될 경우 '업계약서'가 횡행하고 있다. 토지 매입자들이 나중에 양도세를 줄이기 위해 업계약서를 공공연히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새만금 지역의 땅값 상승에 대해 국토해양부도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가장 유력한 대책은 현재 군산지역의 10% 정도 지정돼 있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하는 것. 국토부 관계자는 "조만간 땅값이 급등하는 새만금 인근 지역을 대상으로 현황조사를 실시하려고 한다"며 "군산시가 꺼려하고 있긴 하지만 내버려둘 수는 없어 지금 상황으로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