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출범 1년.."다시 초심 되새긴다"

by안승찬 기자
2006.03.30 14:41:10

자산규모 21.7조의 재계 7위 그룹 성장
GS브랜드 안착 성공..새수익원 발굴은 과제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GS그룹이 31일로 출범 1년을 맞는다. 지난 2005년 3월31일, 구씨 일가와 57년간의 동업을 끝내고 독립한 허씨 일가의 GS그룹이 공식 출범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GS그룹은 49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자산규모 21조7000억원의 재계 7위 그룹으로 성큼 올라섰다.

그간 익숙했던 LG 브랜드와 결별하고 GS란 새 이름으로 홀로서기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남아있는 과제도 많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기 때문일까. 다른 그룹이라면 떠들썩한 1주년 행사를 마련할 법 하지만 GS그룹은 흔한 사내행사 하나 없이 조촐히 창립 1주년을 맞는다.



▲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2005년 3월3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에서 열린 `기업이미지(CI) 통합 및 경영이념 선포식`에서 GS깃발을 흔들고 있다.
GS그룹은 1년만에 상당한 성과를 이뤄냈다. 자산은 출범한 첫 해인 2005년에 비해 16% 늘어난 21조7000억원, 매출은 19% 증가한 27조5000억원을 달성했다.

순이익은 16% 늘어난 1조56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정상궤도에 진입했다.

외연도 넓어졌다. 에너지 사업분야에서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LG가 보유하고 있던 국내 최초의 민자발전사업자인 LG에너지(현 GS EPS)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한 것.

GS그룹의 주력사인 GS칼텍스의 경우 지난해 전년대비 15.44% 증가한 16조2339억원했고, 이 중 수출이 48% 이상을 차지하는 등 내수기업 이미지를 탈피했다. 지난 2월에는 중국 청도에 주유소 1호점을 세우는 등 중국 내수시장 진출에도 나섰다.

GS리테일은 내수시장 침체 속에서도 지난해 5.13% 성장한 2조3218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확고한 1위 입지를 구축했고, GS홈쇼핑(028150)도 5256억원이란 사상 최대 실적을 실현했다. 중국 중경시에 `충칭 GS쇼핑`을 설립해 중국 시장도 두드리고 있다.

계열사인 GS건설(006360)은 전년대비 39% 증가한 5조6308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업계 1위에 올랐고, 수주잔고 역시 지난해 말 약정잔고 13조4000억원을 포함해 총 25조6000억원으
로 4.6년치 매출분을 마련한 상태다.


특히 1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쏟아부으며 심혈을 기울였던 GS 브랜드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점은 GS그룹의 지난 1년의 성과 중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현재 강남의 GS타워 뿐 아니라 3400여개의 GS칼텍스 주유소 및 충전소, 2100여점의 GS25 편의점 간판, GS건설의 본사, 국내외에 약 150개 건설 현장에서 GS 브랜드가 사용되고 있다.



GS그룹 관계자는 "지속적인 홍보광고 결과 이제는 소비자들이 GS를 확실히 알게 됐다"며 "자체 소비자 인지도 조사에서 인지율이 99%에 달한다"고 말했다. GS 출범 초창기에는 오히려 `LG가 GS로 바뀌었다`고 오해하는 소비자들까지 심심치않게 나올 정도.

`은둔의 경영자`로 알려졌던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재발견도 큰 수확이다.

선친인 고 허준구 전 LG건설 회장을 쏙 빼닮았다는 허 회장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보다는 뒷전에서 묵묵히 챙기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계열분리되기 전 허 회장은 LG그룹 구본무 회장과 철저히 역할을 나눠 드러나지 않은 곳에서 경영활동을 지원했었다.

하지만 GS그룹의 대표로 최전선에 나온 허 회장은 활발한 대내외 활동을 펼치며 그간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있다.

각종 기자간담회에 직접 나와 현안에 대해 설명하는가 하면 지난해 12월에는 청와대에서 열린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간담회`에 처음으로 GS그룹 대표로 참석하기도 했다.


GS그룹이 안고 있는 과제도 많다. 자원개발 사업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중국 등 아시아지역으로의 확장도 시도하고 있지만 경쟁사에 비해 한발 느린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그룹내 GS칼텍스의 비중이 너무 크다는 점은 GS그룹의 고민거리다. 실제로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액의 59%가 GS칼텍스가 차지했을 정도다. 따라서 시장변화로 인해 정유사업이 타격을 입을 경우 그룹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허 회장이 신년 초부터 "오늘날 경영환경은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어 한번 경쟁에서 뒤지면 회복할 수 없다"며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을 강조한 것도 이같은 위기의식에서 나온다.

GS그룹은 적극적인 투자로 신사업 발굴과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올해 투자계획의 경우 지난해 9000억원에 비해 무려 122% 늘어난 2조원으로 잡았다. 이를 통해 GS그룹은 올해 매출을 지난해에 비해 약 9% 증가한 수준인 3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사보를 통해 불쑥 영화 `왕의 남자` 얘기를 꺼냈다.

"영화 `왕의 남자`를 성공으로 이끈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좋은 영화에 대한 이준익 감독의 초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감독은 영화계에 입성한 이후 20여년 동안 좋은 영화에 대한 의지를 단 한번도 포기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출범 1주년을 맞은 GS그룹은 `모두가 선망하는 밸류 넘버 원 GS` 달성을 위해 다시 초심(初心)을 되새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