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은 도로교량, 전체 54%…극한 기후에 붕괴위험 '비상'

by신수정 기자
2023.07.18 13:48:56

전체 도로교량 3.9만개 가운데 53.5%, 20년 경과해
20.2% 30년 지나…이상기후 늘지만 안전확보 '글쎄'
홍수방어필수 '여유고·경간장' 유지관리업무서 제외
전문가 "도로교량 성능평가·안전기준도 높여야"지적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대전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서구·유성구 일대 도안신도시를 가로지르는 진잠천에 물이 불어나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시설물통합정보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도로 교량 3만 8598개소 중 53.5%가 준공 후 20년을 경과, 20.2%가 30년이 지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우리나라 도로 교량은 대부분 수십 년 전 기준으로 설계된 안전과 내구도, 사용성능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극한 기후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시설물안전법 제정 이후 교량 사고사례를 조사했더니 총 5건 중 2건(40%)이 집중호우와 태풍 때문에 발생했다. 준공 후 수십 년이 지난데다 관리감독기준도 현재 기후변화에 맞지 않는 탓에 교량 붕괴와 유실이 더 잦아지고 있다.



실제로 홍수량과 홍수위 증가가 매년 이어지고 있지만 홍수방어에 필수인 여유고(큰 홍수에 대비해 평상시 수위보다 더 높이 쌓는 여유분의 높이)와 경간장(다리 하부 구조 중심선간 거리) 확보가 현재 유지관리 관련 업무에서 제외돼 있다. ‘안전 및 내구성능’에 관련한 항목에서도 결함, 손상, 열화, 세굴, 침식 등은 평가 항목에 포함돼 있지만 설계 시에 평가하는 교량 여유고와 경간장 확보에 대한 부분은 아예 빠져 있다. 이 때문에 주요 기반시설 중 도로 교량과 터널의 사고 발생에 대한 성능평가와 안전기준도를 높이지 않으면 대규모 붕괴사고로 이어질 수있다고 우려한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 적응과 안전 확보를 위해 안전점검을 강화하고 적정 무게를 고려한 교량이용 지침, 시공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극한 호우로 강수량과 하천이 떠안아야 하는 홍수량은 증가하고 있다”며 “안전관리 시 하천기본계획 수립과 변경 내용을 반영하고 인프라 시공 시 설계기준에 들어맞는 견실시공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감독 기준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